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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니가 왜 튀어나왔어?

엄마 앞니는 엄마가 사랑해 줘야지

by 별경

며칠 전 잠자리에 들기 전 오붓한 분위기 무드등 불빛아래 얼굴을 마주 보고 아이가 말했다.


"엄마는 왜 앞니가 튀어나왔어?"


순간 당황했다. 38년 살면서 한 번도 대놓고 "니 앞니 왜 튀어나왔어?"라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 어릴 땐 덧니가 콤플렉스인 적도 있었다. 사춘기시절 앞니가 벌어지기도 토끼처럼 튀어나오기도 해서 손으로 꾹꾹이 하듯 시간 날 때마다 눌러 넣어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20대 초반, 내 앞니도 다른 여자 연예인들처럼 가지런하면 좋겠다 생각한 시절이 있다.


남편은 치과의사다. 애부터 지금까지 교정을 권하지 않았고, 나 또한 편함 없어서 아쉽긴 해도 냥 사는데 다섯 살 딸이 엄마 앞니 튀어나온 원인을 물어보니 아이눈에 앞니가 흉한가 했다.


"어릴 때 사탕 많이 쪽쪽 먹고 양치도 안 해서 앞니가 튀어나왔나 봐. 엄마랑 앞니 바꿀래?"


"(단호하게) 아니. 이건 내 소중한 이빨이야."


"왜! 엄마 앞니도 사랑해 줘~!"


엄마 앞니는
엄마가 사랑해 줘야지!

단순하고 명쾌한 아이의 답은 재빨랐다. 순간 머리가 멍-했다. 38년을 그냥저냥 아쉬운 대로 데리고 살던 나의 앞니를, 이제야 사랑하기로 했다.


자신의 앞니를 사랑하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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