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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바뀌었어

내일 밤은 엄마랑 같이 있어줄게

by 별경

분리수면 시기를 놓 부부는 매일밤 아이와 함께 잔다. 아가 크서 킹사이즈 침대 제법 비좁아졌다. 아빠와 딸, 엄마와 딸. 올해부터 부부는 자연스레 각방을 썼다.


누구나 개인적 공간이 필요하겠지만, 남편과 나는 결혼 전 둘 다 자취 기간이 길었다. 긴 하루 끝 달콤한 휴식시간. 각자의 공간이 편하다.(의도한 각방은 아니지만, 남편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


아이는 각방 초기만 해도 가족모두 함께 자길 원했다. 다 함께 잠들지 못하는 것에 눈물을 흘리기도 떼를 쓰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부부의 각방생활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잠들기 전까지 본인에게 더 정성스레 시간과 마음을 쏟은 양육자에게 함께 자는 기회를 주고, 본인을 서운하게 한 양육자는 후보에서 탈락시켰다. 양육자 a는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뽀로로 장난감 영상을 보여주고 꼭 안아 팔베개를 해준다. 양육자 b는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잠들 때까지 전신 마사지를 해준다. 아이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다른 선택한다.


오늘은 엄마랑 잤으니 내일은 아빠랑 잘게.
엄마랑 자기로 했지만 마음이 바뀌었어.
갑자기 아빠랑 자고 싶네?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다시 나와. 기다릴게.


아이는 5분 만에 다시 나왔다. 아빠가 오늘은 뽀로로 장난감을 안 보여준다며 나에게 보여줄 수 있냐고 묻는다. 제나 마음의 변화를 느낀 대로 쉽게 표현하는 아이를 닮고 싶은 밤이다.


《250726(토) 아빠랑 수영장, 엄마는 찜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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