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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이 아니어도 걸어야지요

꽃길도 걸었다가 가시밭길도 걷는 게 인생

by 고추장와플

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그간 저는 마음고생을 좀 했습니다. 마음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저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벨기에살이 17년이 지나서야 누군가에게는 저는 앞으로도 절대 섞일 수 없는 바깥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그것을 좀 더 빨리 알았다면, 마음을 주지 않았을 텐데 그걸 모르고 그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했던 제 자신이 바보가 된 것 같아 마음이 쓰렸습니다.


지인이라면 손절을 하면 그만이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얽혀있어 복잡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간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면 몸과 마음이 무거워서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을 주고 제 마음과 같은 마음을 바랐던 제가 어리석게 느껴져서 괴로웠습니다. 사람에 대한 실망과, 저 자신에 대한 실망이 겹쳐 마음이 황폐해진 날 들이 계속되었죠. 하지만 한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너는 너의 최선을 다했으니 너를 자책하지 말라고 말이죠. 저는 제가 실망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최선을 다 했고 오히려 자책해야 하는 사람들은 제가 아니라 그분들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글을 쓰고, 약속한 분들께 보냈습니다. 더 라이브러리의 세 번째 도서관 탐방기와 관장님의 인터뷰 기사는 이런 상황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출간을 위한 글도 열심히 교정하고 있는 중이고요.


더 라이브러리라는 독서 문화 도서관 웹진은 지난번 제가 소개해 드렸는데, 잘못된 정보가 있어 다시 알려드립니다. 무료이고 회원가입만 하면 사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작가들의 독서팁, 문화기사, 도서관에 관한 다양한 글들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플랫폼의 이번 달 기사 몇 개를 캡처해서 보여드립니다.


https://theliverary.kr/

가장 핫 하다는 도서관 탐방기도 몇 부분 캡처해서 올려 봅니다. 좋은 글, 영감을 주는 글들이 많이 있고 무료이니 회원가입 하시고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theliverary.kr/article?id=1389


제 글도 몇 부분 보여드립니다. 특히 브런치에서 활동하시고 계신 디자인과 교수님이시자 도서관의 사인 디자인을 하시고 계신 컬러코드 작가님과의 유럽의 도서관 사인들을 어떠한지 보여드리기로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뻤습니다.


사람을 품은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는 도서관장님의 말씀이 무척이나 와닿았습니다. 단순한 도서관 이상이었던 겐트의 크록 도서관은 젊은 세대, 약자, 사서, 모두의 필요에 귀를 기울이는 도서관이었습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자동으로 아픈 건지, 요즘 몸 곳곳에서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옵니다. 벨기에 17년 생활 중 가장 아픈 시간을 보내고 "꽃길과 가시밭길이 공존하는 것이 인생이다."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가시밭길을 지나면 다시 꽃길도 나오겠지요. 가시밭길 지나가는 것이 아파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면 꽃길도 나오지 않을테지요. 훌훌 털어버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다시 뛰어가는 것은 못 하더라도 아파도 천천히 계속 걸어 나가기로 마음을 다 잡아 봅니다.


저에게 응원 보내 주신 작가님들과 구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응원해 주셨던 댓글은 하나하나 천천히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힘들었던 순간 여러 작가님들과 구독자님들의 댓글이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출간을 위한 작업도, 도서관 탐방기사도, 도서관에서의 제 역할도 힘을 내서 다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잡초니까 잘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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