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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빠지기 시작하네.

by 박프로

맑고 푸른 호수는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가끔씩 부는 바람에 잔잔히 이는 물결도 그냥 보기 좋을 뿐이다.


그대 아는가?

세상에 그저 주어지는 건 없다는 얘기는 지어낸 얘기가 아니라 자연법칙인 것을.


보기 좋은 호수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류에서 조금씩이라도 계속해서 새로운 물이 들어와야 한다.

더러운 물은 조금씩 배출하고.


어느 해,

심한 가뭄이 들어 상류에 있는 계곡에도

물이 말라 호수에 들어오는 물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유로 호수의 물이 어딘가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 사실을 모르다가 나중에는 물이 빠져나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이제는 물속에 잠겨 이제까지 눈에 보이지 않던 쓰레기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간 숨겨 왔던 모르는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더운 날씨에 쓰레기는 썩으면서 악취가 진동을 한다.

그간 그 더러은 것들을 참고 숨겨 오느라 고생했다.


한동안은 가뭄이라 진동하는 냄새도 참아야 할 듯한데,

이게 언제쯤 끝날지 그 끝을 알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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