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려면 노는 물을 바꿔라
[경비지도사가 쓰는 현장 실무] 경비지도사의 경력 개발 < 인터뷰/기고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아웃소싱타임스
경비지도사는 다양한 시설에서 근무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상대합니다. 대기업 인사팀장, 특급호텔 매니저, 병원 원무팀장, 제조업 공장장, 대학교 교직원, 시청 공무원, 국방부 군무원, 자산관리 담당자, 공항 보안팀장, 미술관 큐레이터, 방송국 직원, 백화점 총무팀장, 건설회사 현장소장 등 거래처 담당자의 면면은 다양합니다.
아웃소싱 담당자를 ‘을’로 대하면서 힘들게 하는 고객사 직원도 있지만,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애틋하게 생각하며 기회를 주려는 사람도 많습니다. 시설경비업은 서비스업이며 경비원도 사람이고 관리자도 사람입니다. 서비스업의 본질은 관계와 소통이며 그 안에 기회가 있습니다.
한국의 라떼 부장들은 성실하게 일하는 젊은 직원을 보면 덕담이라고 해주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립니다. 아웃소싱 담당자는 이럴 때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 인사팀장의 소개로 인사팀 경력직 채용에 지원하고, 자산관리 담당자의 추천으로 PM(PM, property management)사에 면접을 보기도 합니다. 현장관리자와 고객사 담당자 사이에는 아웃소싱이라는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유형의 사람을 만나는 건 현장관리자의 특권입니다. 단정한 자세와 성실한 태도가 좋은 첫인상을 남깁니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고객사 담당자의 노는 물을 살피는 일도 중요합니다. 똑같은 쥐라 하더라도 화장실에 있는 쥐는 비쩍 마르고, 곡간에 있는 쥐는 포동포동 살이 찝니다.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차를 마시느냐에 따라 자신의 ‘노는 물’이 달라집니다.
자신의 소속 회사라는 틀을 벗어나서 거래처 담당자의 노는 물로 시야를 확장해야 합니다. 권력은 개인의 능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자리에서 나옵니다. 몇 년 전 제가 근무했던 건물관리 회사는 국내외 PM사와 거래가 많았습니다. 때만 되면 PM사의 지명입찰을 위해 제안서와 견적서를 만들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습니다. 당시에 함께 일했던 젊은 직원들은 지금 여의도에 있는 외국계 PM사로 자리를 옮겨서 물류센터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고수의 일침”의 지은이 한근태는 “남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를 잘 활용하면 자신의 노는 물이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