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학습방식, 인간관계
아직 추워 코트와 패딩을 입어야했던 3월이었다. 1학년답게 전공필수, 전공선택, 교양과목을 골고루 16-18학점 정도 채워 수강신청을 했다. 새내기 배움터와 과 MT, OT같은 행사로 안면을 튼 동기들도 생겼다. 학창시절 달려온 결과이자 새로운 시작이 되는 상황이었다.
대학생활은 그저 일어나 등교하여 주입식으로 수업을 듣고 문제를 풀었던 고등학교 생활과는 달랐다. 우선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여러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신청한 수업에 맞게 계속 강의실과 건물을 부지런히 이동해야 했다. 강의와 강의 사이에는 공강이 있어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할지 매 순간 고민의 연속이었다. 또 교수님들은 학생들의 생각을 너무나 많이 물으셨다. 숙제가 아니라 과제라고 부른다. 과제는 대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논술형 장문 글쓰기였다. 달라진 학습 환경에 어찌나 정신이 없는지, 하루 종일 긴장 상태였다.
학습 형태만 달라진 것이 아니었다. 인간관계도 달라졌다. 고등학생때는 같은 반이 되면 어찌되었든 1년을 부대끼며 좁은 반에서 함께 생활하기에 딱히 먼저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친구가 생기곤 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자율성이 많아지기에 친해지려면 어색해도 먼저 '연락'을 해서 만나려고 노력하고, 사회성을 발휘하여 내가 친구하기에 괜찮음을 나름 어필해야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었다. 사교성 좋은 친구들은 너무 즐거웠겠지만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본 적 없는 나에게는 요즘 말로 억텐, 억지 텐션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