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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누구의 삶도 오답이 아니다

by 오박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언제나 정답을 요구한다. 그래서인지 각자의 삶이 모두 다른데도, 우리는 쉽게 다른 이의 삶을 틀렸다고 말한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독자들이 생각을 확장하길 바라지만, 정작 우리는 내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려 한다. 결국 검색을 하고, 저자의 의도나 다른 이의 해석을 찾아본다.


하지만 사람들이 예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같은 작품을 보고도 어떤 이는 웃고, 어떤 이는 울 수 있다. 그 감정과 생각을 두고 누구도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예술보다 훨씬 심오한 ‘내 인생’ 앞에서는 너무 쉽게 정답을 찾으려 든다. 남이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틀렸다고 자책하기도 한다. 마치 내 인생에서 잘못된 점을 찾아야만 더 잘 살 수 있는 것처럼 여긴다.

하지만 어느 누구의 삶도 틀리지 않았다. 굳이 정답이라는 표현을 쓰자면, 모든 인생이 정답이고 동시에 오답이다. 애초에 인생 그 자체에 정해진 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누구도 값을 매길 수 없는 나만의 여정이고, 앞으로 나아갈 길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니 자책할 필요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내 앞에 놓인 문제에는 정답이 없다. 그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자체가 바로 나만의 정답이다.


그러니 때때로 틀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 길을 내가 직접 걷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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