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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by 모든

검은 파도가 휩쓸고 간 해변은 생기를 잃었어.

새벽 한기가 느껴질 만큼 무섭게 창백한 채로.

두려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사람들을 본 적 있니.

저들이 두려워하는 건 그런 잔인함일 거야.

바다의 살인법은 질식이 아니라 탈진이니까.

허우적거린 두려움보다

목숨을 부지한 끝에 알게 된 허무일 테지.


너울보다 깊은 게 우울이라지.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아.

속을 알 수 없는 깊은 우물처럼 시대는 어둡기만 하다.

수 천, 수 만 번의 너울들이 밀려올 때.

Endurance.

결코 지지 않길.

삶이 항상 무심하기만 하진 않을 거니까.


우울을 앓는.

우울하지 않는.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