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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역발상 투자, 가능해?

- 그것을 알기 전과 알게 된 후는 완전히 다르다.


헤어진 연인이 꿈에 보여서 힘들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를 알기 전과 그를 안 뒤의 내게는 변화가 많았음을 알게 된다. 그와의 인연은 거기서 끝났지만 나는 추억을 가졌다(고 믿고 싶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마다 마음고생이 컸다. 이런저런 노력을 더하고 나니 또 일 년이 흘렀다. 최대한 편안하게 끌고 가고자 우선 심적 부담을 극복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그동안 몰랐던 나 자신의 숨겨진 면모를 많이 알게 됐다.


굴욕과 좌절을 당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더라면 이나마의 강인한 내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터였다.


그것을 알기 전과 알고 난 후의 ‘‘란

참 많이 다른 사람이다.



시간을 내 편으로



우리는 왜 돈을 벌어 부자가 되려고 했던가?

그것은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싶어서였을 수도 있고

흔히들 말하길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를 원했을 수도 있다.


내 폰에 ‘수익‘을 뜻하는 빨간 숫자가 찍히고 수익률이 자동 계산되어 내 눈동자에 그 숫자가 비칠 때

‘다음엔 이것을 사고 저것은 이번에 팔아야겠다.‘

내심의 계획이 세워진다.


그런데 ‘사고팔고, 사팔사팔 꼭 해야 돼?’라는 질문이 고개를 든다. 기간이 중요해진다. 투자와 보유의 함수를 내 식대로 세워 놓는 게 좋다. 노련한 투자자들은 살 때보다 팔 때의 타이밍에 관해 원칙을 세워 놓았다. 그것을 우선 벤치마킹해 놓는다.


더구나 우리는 ‘네가 팔기만 하면 세금 고지서를 발송할 거야.‘라는 스탠스를 공공기관이 보일 때 내 수익 중 얼마가 세금으로 빠질지를 전문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도 “꼭 팔아야 돼?”

팔지 않는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팔지 않고 보유를 장기로 했을 때 이득은 뭐가 있는지 잘 따져 본다.


시기는 늦출 수 있으나 ‘잘못 팔았다.’고 울려 퍼지는 시장의 곡소리 주인공은 되지 않아야겠다. 가장 되돌릴 수 없는 실수인데, 가장 많이 저지르곤 한다.


늘 하는 말이지만

사는 것은 파는 것에 비해 쉬운 일이다.



돈은 상수



돈은 상수, 사람은 변수’라고 쓰려다가 그러지 않았다. 말해 뭐 할까!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어서

그저 마음 하나 편하면 장땡”이란 말로 들릴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그건 그렇지 않다.


돈은 내가 지켜야 하고 또 나를 지켜 줄 힘의 원천이고 내 생활의 샘이다. ‘샘이 마른 물‘로는 내가 힘들고 아팠을 때 위로를 받을 수 없고, 하고 싶지 않아도 남이 시키는 일을 하여야 하게끔 나를 몰아간다.


왜일까? 너무 돈만 좇고 돈만 생각하는 것은 ’속물‘이라 불러야 마땅한 것이 아니냐고? 그런 쪽에 있다면 앞으로의 진전을 위해 틈날 때마다 ‘역발상’을 연습해 보자.


1. ‘돈만 보고 달린다‘고 누가 손가락질한다면?
(역발상) : 이제 당신은 돈의 궤도에 잘 올라탄 것이다.

2. “젊은 사람이 진짜 성실하게 사네!”라는 말을 주위에서 듣는다면? (역발상) : 돈을 벌 그간의 궁리가 현실에서 길을 터 가는 초입에 이른 것이다.
3. ‘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마음을 어지럽히기 시작하면? (역발상) : 당신의 돈에 관해 그리던 그림이 어느덧 완성 단계에 온 것이다.


돈‘에 관한 모든 것이

새로 입문하기가 어렵고

자유자재로 운용하기가 어렵고

스스로 돌아가게끔 시스템을 만들기는 정말이지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이 하다가 말아 버리는 것이다.


방법이 있을까? 나는 매일같이 온라인에 생필품을 주문하고 매일같이 커피를 사 마시고 매일은 아니더라도 택시를 탄다. 하루에 한두 번 이상 ”영수증은 버려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돈을 쓸 궁리를 하느라 벌 궁리를 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하루의 시간은 유한하고 돈 쓰는 데에도 시간과 노력은 꼬박꼬박 들어간다.


그리고 한두 달에 한 번은 외식, 여행, 중간급의 지출을 하느라 통장을 아예 비워 버린다. 거기에 쓸 돈을 마련하느라 다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느라 시간을 보내며 ‘힐링’과 ‘해소‘를 앞세운다.


이런 소비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소비는 짧게, 필수재에 한해 구매 습관을 통제하는 것이 맞다. 아직 우리는 부자가 못 되었다.


매일 영수증이 나오는 행위를 투자로 전환한다.

매일 보고 또 보는 상품을 투자처로 바꾼다.

매일 눈독을 들이는 소비처와 여행지를

내가 일이 년에 한 번씩 나의 소유/보유로 가져올 물적 권리에 대한 집요한 관심으로 옮겨 온다.


1. 당신은 매일 투자를 하고, 투자할 생각을 한다.
2.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위험 요인을 정리하고 초기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모을 것이다.
3. ‘이걸 위해 내가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가격과 컨디션의 투자 대상을 매의 눈으로 발견했을 때 독수리처럼 날아갈 준비를 한다.


목적과 계획대로 실행에 옮겼을 때의 당신 얼굴에

나타날 환한 미소는 자잘한 소비로 돈을 써서 얻었던 만족과는 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뜻에서 나는 돈을 ‘상수’라고 불렀다. 꾸준한 관심과 저변에서의 노력 하나하나가 쌓이고 쌓여 ‘자산’이 되는 그런 ‘‘이다.


잔고‘를 걱정하지 않고 돈을 쓸 수 있을 때까지 돈을 자주, 자잘하게 쓰는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돈을 시간에 태우기 위해



코스피가 4천, 서울 핵심지 아파트들이 죄다 전고점을 회복했다. 양극화 세상의 한 극단으로 굴러 떨어질까 봐 떨고 있는 다수가 포모를 겪으면서 무언가를 매입하는 중이다. 주식, 코인, 금, 재개발, 다시 주식, 코인, 금, 땅,,, 돌고 돈다.


불확실성이 강하고 돈의 가치가 부스러져 내리자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모른다고,

또는 불안하다고 해서, 심지어 ‘이번 생은 아니‘라면서

시장을 아예 떠나는 일은 가장 위험한 선택이다.


그럴 것이 아니라 쥐고 있는 내 돈을 ‘시간‘이라는 버스에 태워 (drive money) 보내야 한다. 그럴 때라야 돈을 태울(burn money) 수 있다.

돈이 타 올라서 ‘자산‘이라는 큰 연기가 피어오르려면

싸게’ 살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싼 가격에 내가 원하는 그 매물을, 주식을, 금을, 투자처를 잡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2-30% 떨어졌을 때가 적당하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한 판단 하에 매입하는 게 좋겠다.


뭘 사도 다 오르는 시대는 더이상 아니다.

좋은 것은 희소하고 희소한 만큼 관심도가 높아서

진입 장벽 또한 드높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이 느끼다 못해 하필이면 '시간이 지나면 싸게 살 수 있는 것'에 투자로 들어가지 않도록 두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한다.


경기 변동,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변화 등에 따른 가격 방어는

무언가를 싸게 샀을 때에만,

안전 마진이 있을 때라야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의 좌절이나 떠올리기도 싫은 흑역사에 낙심해서 시장을 바로 떠나서는 안된다

자기 돈을 단기/중장기로 시간에 태운다면

그냥 ‘돈‘일 뿐이던 것이 어느덧 레벨이 한 차원 달라진 ’수익‘으로 돌아와 우리를 지켜 줄 것이고

나는 한층 현명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오늘의 결론: 돈을 시간에 잘 태우기 위해서는
싸게 살 것,
그것이 마음이 편안한 투자에로 나를 데려가 줄 것이다.
단, 싼 것을 사라는 말이 아니니 구분하시라!


‘울지 말기, 누굴 탓하지 말기’ :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P.S. : ‘역발상의 끝판왕’이 결국 내가 되고 말았다.

헤어짐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정의 고비고비를 넘기다 보니 요령이 생겼달까?

‘얼마나 더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려고 지금 이렇게 아픈가?‘ 생각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렇다. 좋지 않은 것을 싸지도 않은 값에 샀더라도, 또는 좋은 것을 눈앞에서 놓쳤더라도, 아프고 힘들지만

반드시 알아야 한다. ‘얼마나 훨씬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런 일이 생겼는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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