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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이미 Aug 07. 2024

21세기  다시 대학생이 되다.


얼마전 종로에서 친구와 만났다.

매주 특정 요일에 나가서 공부를 하는 모임에 나오길 권유받았다.

그녀는 이미 2년 정도 다니고 있었다.


그날 들은 강의의  강사는 서울대를 정년한 교수였고

 아침10시부터 강의가 12시반까지 계속되었다.

강의의 내용도 좋고 마음에 들었다.


수강생들의 연령대가 평균 칠십 넘는 고연령대이고 아흔 두살 노인도 오셔서 공부를 하며 형광펜을 표시해 가며 열심히 듣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난 그날 강의는 사뭇 진지해 보였다.  


수강생은 대부분 교수나 고급 공무원 출신  박사들이라고 친구는 말다.


강의는 좋으나  연령대가 좀 부담스러웠다.  


'인문학을 열심히 듣는 건 젊은이가 들으면 더 좋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그들은 우선 진로 문제와 생업이  급선무이니 인문학은 뒷전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들었다.


친구는 나에게 같이 공부하자고 권유하는데

난 잠시였지만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왔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노령층이 주로 듣고 있어서일까

기운이 빠졌다.

그녀와의 우정을 위해  차를 마시며 예전의 일들을 이야기 했다.

 박사를 도중하차한 나를 안타까워 하며 그녀는  또 언급했다


세상에 대인은 찾아도 안보이고  이해관계 따지는 소인만 득실하다. 학문 하는 세계에도 마몬신을 숭배하는 사람이 많아 스트레스였다는 것을 이야기하니 그녀도 역시 최종 학위 때의 어려웠던 일을 실감있게 이야기 했다.


 그 베토벤 머리의 형상이 지닌 공통점이ᆢ


난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그길이 정도가 아니라 판단하여  도중하차 했다고 말했고 후회는 없다고 했다.


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되니까. 

공자의 호학 정신으로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막상 전공아닌 다른 것을 하려니 다소 머뭇거려진다.

 학사졸업 40년 석사 한지 30 년 흐르고 

영어공부해 본지 반세기가 넘었기 때문이다.


퇴직 후에  브런치 하고 독서하고 

혼자의  세계에 재미있게 보내고 있는데 여기에  만족하며 안분지족하며  지내기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좀 변화를 주고 싶었다.

약간의 생동감이 있는 삶!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21세기 대학생이 되어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영어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도전을  해 보기로 하였다.

편입할까 하는 유혹도 있었지만 신입생으로 접수하였다.

  왜냐 하면 학위가 필요 한 것이 아니고 공부다운 공부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등록하고 교재 주문하고 막상 일을 저지르고 나니

설렘반 걱정반이다.

'좀더 젊을 때 시작할걸 너무 늦었나?'


옛날 배운 영어 발음은 영  아니다. 애들표현 빌리면  발음 정말 구리다.

언어의 역사성을 고려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아이가 처음 말 배우듯이 , 체면도 다 날리고 영어와 친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잘 할 수 있을까?"

젊은이들과 보조 맞추면서


강의하는 교수들의 실력과 강의법이 매우 수준이 높고

잘 가르친다.

그런데 학습자가 문제다. 열심히 들었는데 남는 게 없다. 아는 영어 단어도 처음보는 것 같고 원어민 교수말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문맹이 따로 없다.

문맹인의 비애가 이런 건가?

교재를 암송해 버릴까?

마음 뿐이다.


목표를 세우고하면  어려워서 좌절하여 

손을 놔 버릴것 같아서

마음 가는대로 하긴 했는데 공부가 옛날 같지 않다.


21세기 대학생 되기는 어렵다.

영문학도는 더 어렵다.


하지만

도전과 응전! 영어야 놀자.

영어영문학 24학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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