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 - 존 맥그리거
- 귀를 기울이면, 들린다
지극히 평범한 우리의 삶에도 분명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내게 "잘 들어, 똑바로 들어"를 남발했다. 밥 먹을 때도 "앉아서 가만히 밥만 먹어, 형 말 들었어?" 친구들과 놀러 나갈 때도 "형 말 잘 들어, 어떤 새끼가 널 때리면 병신같이 가만히 서 있지 말고 너도 똑같이 때려" 엄마와 내가 다툴 때도 "누가 엄마한테 짜증내래, 형이 저번에 한 말 못 들었어?" 항상 청취를 강요당한 난 들었다며 괜히 짜증을 부리곤 했다. 학교에서도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 집에서도 부모님 말씀 잘 들어라, 친구끼리도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라. 심지어 군대에서도 간부, 선임 말 좀 잘 들으라는 말을 여럿 들었다. 사실 지금의 인간은 무언갈 듣기 위해 태어났나 싶기도 하다. 몇 달전, 이 책을 읽지도 않았지만, 난 방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우리 형이 코마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당신도 아주 작은 소리에 한 번쯤은 귀를 기울여 보는 게 어떤가. 당신이 귀를 기울인다면, 그것은 이미 작지 않은 소리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