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위기 타는 흔들 벤치(D-48)
흔들 벤치 하나,
조용히, 외로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늘 어르신 들의 온기를 살포시 등에 품고,
살랑살랑 바람 따라 흔들리며 웃음꽃을 피우던 그 벤치가...
오늘은 웬일인지 미동 없이 혼자 서 있네요.
그러고 보니 어제도, 그제도, 일주일 전에도 홀로였습니다.
늘 오시던 분들은 어디로 가신 걸까요?
뽀글 머리 할머니들의 남의 집 사정 이야기와,
할머니·할아버지의 손자·손녀 자랑 이야기가,
마치 가을 낙엽 떨어지듯 하나둘 내려 앉아,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도 웃음소리도 사라졌습니다.
가을이 어느덧 성큼 다가온 듯,
흔들 벤치는 바람보다 먼저 외로움에 젖어 있습니다.
며칠을 지켜보다 그 쓸쓸함이 너무 깊어,
잠시 다가가 살며시 흔들어 주고 갑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