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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앓이

스침

by 그리여

볼에 스치는 시원한 바람

비 온 뒤 일렁이는 물결

은은한 빛을 품은 달빛

참 좋다


가을냄새가 풍기는 날

풀벌레 소리마저

저릿하게 가슴에 남는다


타박타박 걷는 길

긴 그림자 늘어뜨리고

살갗에 닿는 밤공기

참 좋다


사람냄새가 스치는 날

달려가는 앞사람의 발자국이

마치 깃털처럼 가볍다


가을 벌판에 수줍은 노을이 발그레 깔리고

황금빛으로 물든 두 볼이 상기되니

손가락 활짝 펴서 쭉 뻗어 구름을 잡아타고

둥실둥실 떠다니는 마음 태워 급히 널 쫒는다


가을아, 천천히 달리자

숨차게 달리지 아도

함께할 시간은 아주 짧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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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새 빨리 지나가는 짧은 가을이 아쉽다



#가을

#시답잖은 #감성 #시

#감성에세이 #감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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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