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침
볼에 스치는 시원한 바람
비 온 뒤 일렁이는 물결
은은한 빛을 품은 달빛
참 좋다
가을냄새가 풍기는 날
풀벌레 소리마저
저릿하게 가슴에 남는다
타박타박 걷는 길
긴 그림자 늘어뜨리고
살갗에 닿는 밤공기
참 좋다
사람냄새가 스치는 날
달려가는 앞사람의 발자국이
마치 깃털처럼 가볍다
가을 벌판에 수줍은 노을이 발그레 깔리고
황금빛으로 물든 두 볼이 상기되니
손가락 활짝 펴서 쭉 뻗어 구름을 잡아타고
둥실둥실 떠다니는 마음 태워 급히 널 쫒는다
가을아, 천천히 달리자
숨차게 달리지 않아도
함께할 시간은 아주 짧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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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새 빨리 지나가는 짧은 가을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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