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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darc Sep 25. 2024

5. 무슨 작당모의 하려고 해?

2013년 해의 신입직원은 2월에 두 명, 3월에 두 명, 5월에 두 명 이렇게 모두 둘둘둘 정답게 동기들과 함께 입사를 했다. 이때 들어온 신입들은 20대 중반으로 나이가 비슷했다. 물론 성격이 모두 E(외향적) 이진 않았지만, 파워 E(외향적)인 동기가 있었기에 우리는 근무지가 다른 와중에도 서로 만나 어려움을 나누며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같이 지내게 되었다. 물론 모두가 매번 함께 어울리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4명 정도는 꾸준하게 만나 힘들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의싸의싸하고 각자의 불만을 위로하며 의지하며 지냈다.


사업장은 달랐지만 공단 내의 교육이나 워크숍등을 함께 다니며 더 친 해질 수있었다. 공감거리가 많던 시기기 때문에 우리들은 가끔 개인 휴가시간인 휴관일에 같이 놀러도 갔다. 하지만 놀기 좋아하는 우리는 놀기에 평일 휴관일과 한 달 근무 후에 생기는 1개의 연차는 늘 아쉬웠다.


일년동안 휴가의 아쉬움이있던 신입들.

2014년 4월 어느 날 우리에게 단비 같은 특별휴가 5월 1일의 수요조사가 시작되었다.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


"공단도 근로자의 날에 쉴 수있나요? "

"네!"


공단직원인 나는 공무원이 아니다. 

쉽게 말해 공무원의 외주업체 직원으로 노동자에 해당했다. 일반기업중에는 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다행히 공단을 이런법적인 사항을 잘 지켜주었다. 이용자가 이용하지 않는 사업장의 경우 문을 닫고 휴일을 지정할 수 있지만, 공단내 시설은 휴관하지 않고 운영했기 때문에 휴일VS근무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근로자의 날 설문조사는 바로 임금의 1.5배를 받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즐거운 소식의 설문조사였다.

당연히 도서관 시설도 운영되기 때문에 도서관의 모든 직원이 다 쉴 수는 없고 운영이 가능한 인원이 남아야 했다. 도서관별 회의를 통해 인원을 조정했고  A도서관은 나와 같은 신규입사자인 K양이 쉬기로 했다.


휴가 설문조사 취합 후 기쁜 마음으로 메일의 전송을 누른 후 룰룰루 쉴생각에 기쁨의 약속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 곧 팀장님의 큰 목소리에 뒤를 돌아볼 수 밖에 없었다.


“이게 뭐야! 무슨 작당모의를 하려고 해!”


화를 내는 팀장님을 보며 나는 뒤돌아본 채 눈을 깜빡깜빡 상황을 살폈다. 

무슨일이지? 화를 내지 않던 팀장님이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하더니 서무주임님 옆에 나를 불러 세웠다.


"수다르크 주임 이리와봐요" 

"아 네"

“어떻게 쉴 수 있어! 다 쉰다고 하니 이게 말이 돼?”


너무 당황해서 어머머 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계속 꾸지람을 듣고 있다 보니 팀장님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거 같았다. 정정을 해드리기 위해 알려드리는데 팀장님은 내 답변에 또 다시 꼬리를 잡고 화를 내셨다. 


“근데 팀장님, 저희는 다 같이 쉬는 게 아니에요. 저는 몰랐어요. 그리고 공단에서 선택하라고 해서 선택한 거예요 “


억울함에 항변해 보았지만, 팀장님은 더 큰 소리로 분노를 표출하셨다.


“그러니까 공단에서 예산을 마련해서 더 주는 날인데 이날을 쉬면 어떻게!”


팀장님의 말에 억울함을 가득 담아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아 그러니까!..”


하지만 나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서무주임님이 팔을 조심히 잡으며 고개를 내저었기 때문이다.

그리곤 팀장님께 자신이 직접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하면서 나를 데리고 사무실을 나왔다.


정말 눈물이 핑 돌았다. 이거 무슨일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임님! 너무 억울해요. 저는요. 이번주 행사 때문에 주말이틀 근무해요. 근데 월요일, 수요일도 행사가 있어서 5월 1일에 대휴로 쉬려고 했었어요.! 근데 마침 쉴 수 있다고 해서 쉰 거예요! 다른 신입들이 쉬는지 안 물어봤어요!"


억울한 말이 쏟아져 나왔다.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말이 안 된다 등등

한참을 하소연을 하고 보니 나와 함께 근무하던 B양도 내려왔다.

B양도 함께 저도 휴가가 없어서 쉬려고 하는 거라며 휴가신청을 한 자신의 사정을 설명했다.


“알지 알아! 하지만, 사회가 그렇지 않아”


하지만, 우리의 사정은 주임님은 알지만, 사회에서는 휴가는 신청할 수 없는 거였다. 이유는 신입5명이 모두 쉰다고 했다는 것이였다. 이해가 정말 안되고 속상했다. 하지만 도돌이표 되는 긴 대화 끝에 우리는 결국 한 명만 쉬는 걸로 합의를 봤다. 그리고는 도서관팀 주임님의 긴 당부의 말로 팀장님께 가서 사과말씀을 드렸다.


“팀장님, 죄송합니다. 생각이 짧았어요. 그런데 저는 행사의 사정이 있어서 꼭 쉬어야 해서 K선생님이 근무해 주시기로 했어요. 죄송합니다.”


90도의 폴더 인사와 함께 공손하게 사죄한 후에 나는 돌아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퇴근이 빨리 하고 싶어 지는 날이었다.

사과를 해야 하는 것도 억울했고 5명의 신입을 대신해 내가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도 억울했다.

심지어 휴가를 쓴 사람은 5명인데 나만 불려 가서 혼났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하고 억울했다.

이런 억울함도 동기들의 카톡방에 와다다다 쏟아 냈다.

공감과 함께 분노해주는 말들로 위안을 얻기는했으나 퇴근길에 사회생활의 억울함이 가득 있었다.



어쩌면 지금은 추억의 일화로 남아있는 이야기지만

2014년 4월의 나는 너무 억울했다. 자료실에 꼭 가고싶다고 총괄 선생님께 한참 어필을 하기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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