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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래드 Feb 06. 2024

IT회사 팀장의 평가면담..

어느덧 팀장이 된 지 5년 차이다. 5년 동안 팀장 직무를 하고 있지만 매번 어렵고 적응이 잘 되질 않는다.

특히 연말과 연초에는 성과에 대한 면담을 주로 한다.

우리 팀은 6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90년대생이 과반수를 이루고 있어서 다른 팀에 비해 젊은 팀에 속한다. 남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남고 or 군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다 같이 열심히 하는 그런 분위기이다.


연초에 작성된 개인 KPI를 중심으로 연말에 평가를 하고 면담을 한다. 주로 시니어들은 제품기획과 론치일정에 따른 성과 중심으로 작성하고, 주니어들은 운영이나 지원 업무 위주로 작성한다. 그리고 우리 팀은 자기 계발에 대한 항목을 필수로 넣도록 하고 있다. 비록 비율은 5~10% 이지만 목표한 것을 이루어낸 성취감을 주기 위해서 진행한다. 


자기 계발은 맡은 분야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주니어의 경우 관련 서적이나 세미나를 참석하고 나서 나온 산출물을 만들고, 팀원들에게 발표하는 횟수로 책정하며, 이외 자격증이나 사외 교육을 포함하기도 한다. 시니어의 경우 같은 업계가 아닌 다른 업계에 대한 인사이트를 구해서 우리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산출물 제출횟수로 책정한다. 회사나 부서 KPI를 4~50% 정도 공통 KPI로 산정하고, 개인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KPI는 3~40% 정도 책정한다.  

 

공통 KPI는 회사의 공통적인 목표를 함께 보자고 하는 것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부서와의 컨설서스를 맞추기 위해서 필요하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부분이다. 보통 공통 KPI는 매출이나 영업이익 항목이 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제품기획을 하는 입장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지표가 거의 없다. 사업팀들이 돈을 잘 벌어다 줘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개인 업무 성과에 대한 지표는 구체적으로 R&R을 구분해서 진행한다. 하지만 이 지표도 단독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거의 없고, 프로덕트 규모가 크기 때문에 유관부서와 협업을 통해 제품을 완성해나가는 지표이다. 보통 론치일정 맞추거나 개발 일정 준수, QA 및 인증, 양산 일정 등 챙겨야 하는 업무들이 주로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PM들의 성과는 관리적인 업무가 주를 이루는데, 막상 혼자만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책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거의 론치 일정, 패치 일점, 업데이트 일정 등 일정에 대한 부분을 하지만 유관부서가 조금이라도 이슈가 발생하면 일정이 딜레이 되는 게 부지기수다.


나는 이런 PM업무를 하는 팀원 5명을 면담 하고, 설정된 KPI를 통해 개인 평가와 성과 면담을 진행했다. 솔직히 정성적인 부분을 포함시킬 수밖에 없고, 아무리 정성을 들여서 KPI를 잘 설계를 했더라도 평가는 어려운 것 같다. PM업무는 규모가 큰 프로덕트를 훌륭하게 론치 하더라도, 매출과 연계되는 부분은 시간이 흐른 뒤에 책정되기 때문에 비교적 평가가 어렵다. 또한 회사 규정상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팀원들 중 30%가 A, 60%가 B, 10%가 C이하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등급을 주는 건 매우 힘들다.


작년에도 힘들게 보낸 1년에 대한 평가를 마무리했다. 누구에게는 좋은 얘기를 해줬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자기 계발과 역량을 키우라고 잔소리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칭찬도 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했다. 매년 하는 일이지만 남을 평가하는 건 정말 어렵고 괴로운 일이다. 본인 KPI는 모두 달성했지만 유관부서와 사이가 안 좋고, 평이 안 좋은 경우도 있고, 본인 KPI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업무태도도 좋고, 적극적인 사람들이 있다. 뭐가 옳고 그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정량적인 지표보다는 정성적 평가의 감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모시던 팀장님이 '3월이면 대충 평가가 다 나온다'라고 농담 삼아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잘하는 놈은 계속 잘하더라...


올해도 팀원들에게 KPI설계와 연말 평가를 또 하겠지... 합리적인 평가가 될 수 있도록 보다 더 노력해야겠다. 올해 부서 계획을 세우면서 작년 면담에 대해서 생각이 났다. 좋은 성과가 나서 나를 포함한 우리팀 전원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잘 계획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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