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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개와 숨바꼭질

by 황인갑

교회 집사님이 병원에 입원해서 내가 집사님의 개를 몇 주간 돌보았다. 그 개는 목줄이 잘 풀려서 자꾸 자유인이 되었다. 개를 잡으려고 돌아다니다가 잡아놓으면 또 개줄이 풀리고 잡기가 힘들었다. 개와 숨바꼭질을 하며 쫓아다니는 시간이 1시간이 되었다. 개는 주인집이 윗집 아랫집이 있는데 그 집으로 돌아와 있다. 옆에 사는 아저씨가 개줄을 단단히 매어주었는데 틈새가 있어서 또 개줄이 풀렸다가 다시 단단히 묶어놓았다. 개밥은 하루에 한 번만 주라고 해서 그렇게 한다. 이 개의 친구 흰 개가 있고 노란 개가 있어서 하루 종일 같이 있다. 흰 개는 둘이 떨어지지 않는다. 나중에 개가 붙어 다니더니 새끼를 두 마리나 낳았다. 개가 흰색으로 잘 생겼다. 이 개는 진돗개 순종이다.


매일 개똥을 치우는 것도 쉽지 않다. 전에 진돗개를 키워본 적이 있다. 매일 개를 돌보는 시간도 정성도 많이 든다. 한 번은 막 가져온 개를 운동시킨다고 목줄도 묶지 않고 데리고 갔더니 도로에 차소리에 도망가서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전에 키운 개의 이름은 복돌이었는데 개를 풀어놓았더니 밭에 피해를 주었는지 밭에 약을 해놓아 개가 죽었다.

개도 사람과 똑같은 생명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앞으로 개식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곧 통과되면 보신탕을 먹지 못하고 개를 키우는 사람이 염소로 전업을 한다. 가끔 보신탕도 먹으면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개주인은 아직 거동을 하지 못하고 그의 아내는 개에 별 관심이 없다. 매일 개밥을 주지 않고 생각나면 주는 식이다. 앞으로는 주인에게 맡기고 나는 자유롭게 살려고 한다. 개와 지냈던 몇 주간에 개와 친해졌다. 그 후에도 나를 보면 아는 척을 하며 나를 핥으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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