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새롭게 바뀌었어요
전에 교회 리모델링에 참여했던 집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교회 담 페인트를 칠해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추석에 고향 군산에 온 김에 색깔 선정 때문에 오겠다고 했다. 그때는 색깔만 정하고 교회 여러 곳을 살피고 방수 등을 지적해 주고 갔다. 마침내 그날짜가 와서 어제와 오늘 페인트 칠을 했다. 아내는 처음에는 별 탐탁지 않게 말했다. 교회 페인트 칠한 지는 오래됐지만 안 칠해도 별 상관은 없다. 그러나 페인트공이 칠해주겠다고 하니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어제 점심을 먹고 와서 오후부터 페인트 칠을 했다. 어제는 저녁 5시경에 일을 마감하고 저녁식사를 무안으로 갔다. 늘 술을 하시는 분이라 식사하면서도 술을 드시고 끝나고 마트에서 술과 안주를 사가지고 가신다. 저녁은 마을회관에서 주무신다. 거기서 일하러 오신 분은 2분이다. 한분은 페인트공이고 한분은 도와주신 분으로 연세가 70이 넘으셨다. 박장로 님 가정이 전에도 식사대접을 했다. 된장국에 반찬도 몇 가지 입맛에 맞게 하셨다. 식사를 하시고 장로님 집 담이 너무 오래되어 시커멓게 된 것을 보고 해주고 싶어 해 페인트 한말을 사 왔다. 장로님 집이 아름답게 단장되었다. 높은 곳도 사다리를 타고 칠을 했다. 나이가 들어 일을 하니 어지럽다고 한다. 내가 교회 화장실을 칠해달라고 하자 페인트가 조금 남아 화장실까지 깨끗하게 칠했다. 장로님 집은 오랫동안 칠을 안 해서 진한색으로 하고 교회는 옅은 색으로 했다.
색깔이 회색인데 밤에 전기불에 비춘 색은 하얀색이다. 멀리서 보면 또 다른 색으로 보인다. 색깔이 참 신비롭다. 페인트칠을 끝내고 보니 교회가 아름답게 보인다. 페인트를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내는 그분이 사달라는 고구마 한 박스와 양파를 주었고 장로님 댁에서는 감사해서 금일봉, 감과 녹두를 주었다. 페인트를 한 집사님은 우리 교회에 감사헌금을 주고 간다.
페인트는 일종의 화장이다. 우리는 소대변을 보는 곳을 화장실이라고 한다. 얼굴도 화장하고 옷도 입어 자기를 포장한다. 내가 쓰는 글도 화장하지 않으면 거친 글이 된다. 그림도 아름다운 페인트이다. 우리의 마음도 페인팅이 필요하다. 아름답게 단장된 교회담과 화장실, 장로님 담이 너무 아름다워서 보고 또 보게 된다. 이 페인트가 3년은 간다고 한다. 오래되면 퇴색되겠지만 그래도 아름답게 교회도 리모델링하고 담도 페인트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내년에는 우리 교회보다 더 견적이 많은 화순의 교회도 전체적으로 손을 보고 페인팅을 하고 타일을 깔고 고치는 봉사를 한다. 어제오늘 같이 일했던 순간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