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바뀌어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아이로 키우는 법
집중력과 관련해 부모가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가정에 큰 변화가 닥쳤을 때, 아이가 얼마나 잘 적응하며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학생은 초등학교 입학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약 12년 동안 긴 학업의 여정을 걷는다. 그 시간 동안 변화 한 번 없이 살아가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
요즘처럼 세상이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뀌는 시대에는 크고 작은 사건이 일상처럼 일어난다.
부모의 이혼, 아버지의 실직, 가정경제의 어려움, 사고나 질병 등은 모두 자녀의 학습 환경과 집중력을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는 요인들이다.
그렇다면 우리 자녀는 이런 변화 속에서 얼마나 강한 정신적 저항력과 적응력을 갖고 있을까?
그리고 부모로서 우리는 그 면역체계를 얼마나 단단하게 길러주고 있을까?
지금은 “잘 살고 있으니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문제는, 일이 터진 뒤에야 대책을 세우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리 정신적 항생제, 즉 마음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옛날에 부유한 양반이 귀향길에서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그중 하나의 이유는 늘 기름진 음식만 먹다가 갑자기 거친 보리밥을 먹으며 몸이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평소 편안한 환경만 누리면, 변화의 순간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녀의 저항력을 길러줄 수 있을까? 방법은 다양하지만, 방학 때마다 한 번씩 다양한 체험과 극기 훈련을 시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을 견디고 이겨내는 경험 속에서 근본적인 힘이 자란다.
심약한 사람이 군 복무를 통해 강인한 성격으로 변화하듯, 경험을 통한 회복력은 자녀의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 물론 요즘은 상업적인 극기훈련 프로그램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잘 선택한다면, 아이는 그 경험을 통해 든든한 마음의 근육을 키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설령 가정의 경제가 흔들리더라도, 아이는 여전히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 미래가 있는 아이는 현재를 포기하지 않는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환경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가 학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하는 것이 부모의 지혜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많은 학생이 힘을 기르기는커녕, 억지 공부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이미 지쳐 있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변화가 닥치면 쉽게 무너지고 불안에 흔들리게 된다. 우리 몸의 메커니즘을 보면, 즐겁게 공부할 때는 기(氣)가 살아나지만 억지로 공부하면 기가 사그라진다.
결국 집중력은 노력의 양이 아니라 마음의 에너지 상태, 즉 기의 흐름에 달려 있다. 아이들이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도록, 오늘부터라도 그 마음의 기운을 키워주는 환경을 만들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