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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수확하는 삶

씨를 뿌리는 것에 대하여

by 도비

퇴사 4개월, 올해부터 작업실을 얻었다.

책임질 월세가 생겼다는 말이다!


돈을 벌 구석이 없는 1월을 보냈다.

초기 프리랜서로서 뭐가 없어도 한참 없는 한 달간 나는 씨를 뿌리는 일을 했다.

여기저기에 문의가 들어올 수 있게 인터넷에 온갖 족적을 남겼다.


아무에게도 연락이 없던 한 달,

마음은 곪아가기 시작했다.

한 푼이라도 싼 끼니를 먹어야 할 것 같았고,

퇴사해놓고 수익이 하나도 없는 내가 미웠다.


다행히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

2월 첫 주, 드디어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별 기대없이 당근마켓에 노래 녹음 원데이클래스를 홍보하는 글을 올렸었는데,

그걸 보고 찾아온 사람이 생긴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수강생 한 명이 별 거 아니더라도,

나에게는 큰 일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크고 화려한 한 방을 원했던 것 같다.

내 서비스를 올리면 불티나게 팔리고,

내가 만든 음악이 한번에 떡상하길 바랐던 것 같다.

(세상이 그렇게 쉬웠으면 모두 성공했을 것이다)


조금씩 수확하는 삶을 실천하고 싶다.

내가 뿌린 씨앗들이작은 기회가 되었으니,

이 작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싶다.


내일 오실 분이 최고로 재밌는 시간 보내도록 도와드려야지.

그리고 이 초심을 내가 잘 되더라도 잊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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