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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일거리의 행복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행운같은 일이 생길 때

by 도비

프리랜서 5개월차, 들어오지 않는 일거리와 통장잔고의 슬픔에 마음이 망가졌다.

간절한 만큼 양아치 (?) 클라이언트도 꽤나 만나서

현타가 올 지경이었다. - 이 썰은 차차 풀것이다.


여튼 .. 정신과에서는 우울증 재발이라고 했고,

약에 상담까지 받느라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게 되었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개같은 시절 나에게 온 좋은 일 세 가지다.


첫번째로, 벌어놓은 돈의 존재다.

회사 다닐 때 많이 안 쓴 덕에 나는 아직 적금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돈이 있다.

수입이 없을 때는 이 돈을 소진하면 되지 않냐고,

상담 선생님이 태연하게 말했다.


생각해보니까 그렇다!

돈은 필요해서 버는 건데, 소비에도 취미 없고 급한 위기상황도 없는 내가

필요하지도 않은 목돈을 쌓아두고 싶어서 걱정하는 꼴이라니.

남과 비교하면서 필요 없는 걱정을 하는 건 쓸모 없다는 걸 깨달았다.


두번째로, 이번에 읽게 된 책이다.

<책은 도끼다> 라는 책을 지인이 추천해줘서 읽고 있다.

지중해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 소개하는 대목이 인상깊었다.

그 사람들은 지중해의 흐드러진 햇살을 보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다라고 했다.

지중해든 인도든 여행지에서의 나는 왔다가 가면 사라는다.

길게 보면 지구의 나도 왔다가 사라지는 존재기 때문에

마음 편안히 먹고 현재의 감각을 기쁘게 감사하게 받는 게 다일 것이다.


영원히 살지 않는다, 또 언제 죽을지 모른다.

유한한 삶은 불안을 덜어주는 일종의 축복이다.


여튼 조금 행복해지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멀쩡한 일이 두 개나 들어왔다.

이것이 나에게 온 세번째 행복이다!

아직 초보 프리랜서라 페이는 적지만

내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일을 받으려고 아등바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요새 유행하는 밈처럼 chill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어차피 세상 일 내 맘대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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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하려고 회사 탈출한 사회 초년생 겸 프리랜서입니다.

제 음악이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0nesipoflove 에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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