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불면증 - 소고기 한점에도 잠못들던 밤

매일 아침 단상과 그 기록

by 북마니

나는 고기를 먹지 못하는 여자다. 흠…내 삶에 변화가 일어났으니까 먹지 못하는 여자 였다라고 정정하자.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이 변화를 믿을수 없을만큼 기분이가 좋다.

때는 바야흐로, 약 10년전 2015년 10월 즈음부터 고기를 먹지 못하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을 출산하고나서 몸에 큰 변화가 3가지가 나타났는데 그 중에 하나가 고기를 먹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고기를 못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는 먹는데 고기를 먹으면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주무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커피 마시면 머리가 말똥말똥해지고 잠 안오죠? 그거랑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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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중에 특히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으면 에너지가 펄펄 넘치면서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 사람이 힘을 내야믄, 고기를 먹어야제~~ 잉? “맞아요. 힘을 내려면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힘이 너무 많이 나서 잠을 못자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면 힘이 없어서 고기를 못먹어요” 가 되버렸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나 싶어서 여러 게시판에 글을 남겨 보기도 했다. “저기요 혹시, 님들 중에 고기 먹고 잠안오시는 분 계신가요? 제가요, 애 낳기 전에는 멀쩡했는에 애 낳고 이렇게 됐거든요~” 혹시라는 기대를 했지만, 모두들 “엥? 고기먹는 다고 어떻게 잠이 안와? “라는 반응 뿐이었다. 아무도 고기 못 먹는 여자의 사연을 믿어주지 않기에 ‘세상에 이런일이’에 제보할까도 하였다.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믿어준다면 나에게 소고기를 왕창 먹인다음 어두컴컴한 수면실에 눕혀놓고 머리와 몸에 줄을 주렁주렁 달아놓고 뇌파나 심박수 이런거를 재 볼것이다. 그리고 진짜로 뻥 아니고 힘이 뻐쳐 나서 잠 못드는 나에게 “ 세상에 이런일이~~~!”라고 말해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이런일이팀에서 나를 만나기 위해 캐나다까지 올까? 라는 의구심이 생기면서 제보 욕구를 거두었다.





그런데, 아…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약 3주간 한국여행을 다녀온 후에 괜찮아졌다. 고기를 먹어도 밤에 잠이 왔다. 고기 불면증을 방지 하기 위해서 5시 이후로는 고기를 먹지 않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고기를 먹어도 잠이왔다. 한국에 방문했을시에도 밤에 고기를 먹어도 괜찮않었다, 그러나 아… 많이 걸어다녀서 고단해서 그런가 보다 하였다. 그리고 별다른 생각없이 캐나다에 돌아와서도 소고기를 먹었는데 밤에 잘 잤다.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내가 잉태되어지고 자란 나의 조국땅, 그 땅에 나의 고기불면증을 치료하는 마법의 힘이 있었더란가?



그러고 보니 낮에도 내가 힘이 조금은 더생긴것 같았다. 한국에 가기전까지만 해도 에너지가 밑바닥인 상태인건지, 어떤 일에도 의욕이 없었다. 심지어 밥을 하기 위해 쌀을 씻는 것 조차도 힘이 들고 짜증이 났다. 밥은 왜 내가 해야 하는가? 라는 의구심이 매일 매일 솟아났는데, 어라~ 밥을 하고자 쌀을 씻는데도 그냥 할말했다. 다른 반찬이나 국을 만드는데도 그리 힘이 많이 들지 않았고, 머리가 가벼워서 이런 저런 창의적 요리 방법이 생각이 났다. 심지어 커피를 평소보다 조금 더 마셨는데도 잠이 왔다. 내 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며칠간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 앞서 말한데로 첫번째, 한국에는 진짜로 마법같은 힐링의 힘이 있을 수도 있다 라는 답과 두번째는.. 내가 21일동안 아무생각없이 스트레스 없이 정말 잘 쉬고 잘 먹고 왔구나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요리도 하지 않고 설거지도 거의 하지 않고, 또 내가 제일 싫어하는 운전도 하지 않고 그냥 내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내 몸이 원하는 먹고싶은 음식들로 몸의 기력을 보충해주고 왔구나, 그래서 그동안 마이너스 레벨까지 떨어져 있던 몸의 에너지가 올라왔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고기를 먹어서 잠을 들지 못했던 이유는 바닥난 에너지의 몸뚱아리가 고기를 먹으면 발생하는 힘을 견디지 못해서 였을까 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약도 사람 상태 봐가면서 먹는 것처럼 너무 쎄고 독한 약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되어 오히려 몸을 해치는 것 처럼, 나 역시 고기를 먹으면 그것의 힘과 에너지를 수용하지 못한 허약하디 허약한 몸이 되어버렸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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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가설 다 어느게 맞다 틀리다 라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 그러나 어쨌든 현재로선 과거의 나보다 힘이 좀 생겼고 고기 불면증에서 벗어났다 현재는..(혹시 다시 시작되면 알려드리겠슴다). 이 기세를 몰아서 삼시세끼 잘 차려먹고 운동도 가벼운 운동만 살살 하여서 에너지를 보존하며 살살 끌어 올려야겠다. 또 밤에도 쓰잘데기 없는 핸드폰 들여다보지 않고 11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서 충분한 수면을 해야겠다. 그래서 다시 젊어져 보자! 회춘해 보자. 한번뿐인 인생, 유쾌하고 젊게 살아보자. 오늘은 고기를 맛있게 굽고, 내일은 그 힘으로 더 많이 웃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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