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달 만에 글 한 줄 써본다.
글을 쓰니 살 것 같은 이유는
품고 있는 마음을 밖으로 끄집어내기 때문이고
그 마음이 글자로 형체화되기 때문이고
형체화된 글자를 보며
나를 읽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활자가 나를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 나를 끄집어내며 내게 말을 걸어본다.
내게 말을 거니 살 것 같은 이유는
속에 있는 나를 바깥의 내가 알아주기 때문이고
바깥의 내가 그 마음을 다독여주기 때문이다.
마음은 보이지 않아 숨어 버리기 쉬워
활자를 입혀야만 살아날 수 있고
살아난 글로 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 그랬구나 그랬구나.
글은 거울보다 깊고, 더 따스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