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지나가버리는 일상들
최근에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있다. 그냥 무심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를 과연 잘 보내고 있는 건지, 이렇게 보내도 되는 건지, 그리고 일이 아닌 그냥 혼자만의 시간으로 똑같이 지나가는 하루들이 신기하기도 하다. 그래서 "살아있다는 것"이란 의미를 굉장히 크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냥 흔하게 많이 들리는 119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도 이전에는 출퇴근을 하거나 아님 누군가를 만나거나 밖에 있으면 자주 그냥 들리는 소리 그뿐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내가 지금 이렇게 보내는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살고 싶었고 보내고 싶어도 보내지 못하는 긴박하고 귀한 하루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119 구급차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리고 쉬면서 확실히 나 자체가 살아있음을 많이 느껴가고 있다. 평일 낮의 시간은 사실 일을 하면서는 크게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 그래서 직장인들에게는 더 귀한 날이기도 하다. 근데 그러한 평일 낮에 누군가는 일을 하고 있을 시간에 카페를 가고, 바람을 쐬러 어디 다른 장소에 다녀오기도 하고, 항상 웨이팅 맛집을 평일 낮에 금방 들어가 보기도 하고, 유명한 명소도 조금은 사람이 뜸하게 느껴볼 수 있고, 당구, 볼링, 영화 등 정말 평일을 그렇게 보내본 적이 거의 드물었다. 항상 그런 특별한 날은 주말이었으니까 그래서 이렇게 일이 아닌 다른 것들을 하면서 보내는 평일들이 "아 이 시간들을 이렇게도 보낼 수 있던 거구나, 늘 일이 다가 아니었구나, 이렇게도 즐길 수 있었던 거구나", 어떻게 보면 나에게 손목 수술로 인해 쉬게 되는 한 달이 필요에 의해서 주어진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어떻게 보면 바쁘게 달려왔고 이런 쉼이 아직도 낯설지만 꼭 필요했고 삶에서 놓치고 있던 것들을 많이 깨달았다. 그냥 소박하게 보내는 일상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는 것, 그래서 요새는 매일 이렇게 보내는 일상들이 참 감사하고 언제 이런 시간을 또 보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늘 옆에 있었던 가족이나 고양이, 그리고 내가 소박하게 보낼 수 있는 일상들이 당연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옆에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삶의 주인은 나이고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들과 하루를 나를 위해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