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빠 이야기를 써봐야지.
늘 부정적인 생각부터 들고, 말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 써보자.
마음 속 상처를 드러내야 낫는다는 그런 말을 어디서 들은 것 같다.
나는 이제 아빠가 부양해야만 하는 자녀도 아니고,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이제는 아빠의 흉이 내 흉도 아닌 것이 되었으니까.
구질구질하게 구구절절하게 구차하게 자세하게 쓰고 싶지는 않고,
아빠는 나에게 주기적으로 돈 요구를 해왔다.
또 학창시절 엄마와 나, 내 동생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
돈 욕심만 부리지 않았다면 나와 엄마와 내 동생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게 했다.
돈도 없는데 국내로 해외로 골프를 치러 다녔다.
구질구질하게 쓰는 이유가 있나보다.
이렇게 단순하게 쓰고보니 별 일도 아니었는데, 왜 그리 미워하고 손가락질 했을까.
그런데 우리아빠가 또 어떤 사람이냐면,
20대에 입사해서 60대 정년퇴직할 때까지 일을 했고,
퇴직 후에도 편도 45분 거리를 매일 운전해서 오면서 첫 손주를 돌봐주었다.
첫 손주 돌봐주는 일이 친정엄마 몫으로 돌아가면서 아빠는 일을 시작했다.
최근에 차를 바꾸셨는데 그 차는 내가 고등학생 때 샀던 차이다. 그러니까... 20년은 더 탔지.
늘 내가 부르면 데리러 오는 사람이었다. 서울이든 한강이든 동네 어디든 전화 한 통이면 달려왔다.
그러니까 말이다.
그래서 말이다.
우리아빠라서 옛날의 그 나를 아프게했던 것들은 다 잊을 수 있는 거다.
출산의 고통도 잊혀지는 것처럼 아빠가 나를 힘들게했던 것도 희미하게 '그랬던 것 같아.' 정도로 정리가 된다.
그 때 미웠던 것은 미웠던 거고,
지금은 또 지금의 모습으로 아빠를 바라보고, 사랑해야지.
예전에 그 미운 모습 용서받으려고 손가락질하지 말고
지금의 예쁜 아빠의 모습을 사랑해야지.
미안해요, 미워해서. 또 사랑하고 고마워요. 나를 사랑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