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의 기준
미르와 진은 두 시간째 카페에 앉아 있었다. 아까부터 계속 말없이 앉아 있던 진은 망설이다가 무언가 크게 결심한 듯이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있지 미르, 너에게 처음 고백하는 건데… 사실 난 착하지 않아. 다들 날 착하다고 하지만 난 사실 이기적인 사람이야. 그래서 너무 괴로워.”
미르는 웃음이 나올 뻔한 것을 삼키며 말했다.
“뭐가 이기적인데?”
진은 울먹이며 답했다.
“그냥 내 안위를 챙기고.. 이득을 챙기고 눈치 보고 그러는 거. 자세히는 말 못 해. 하지만... 나 생각보다 되게 안 착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거야.”
미르는 이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그게 인간이야.”
“진, 네가 뭔가 착각하나 본데. 선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나누는 기준은 착하냐 나쁘냐 가 아니야. 본인이 선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느냐 아니냐 의 차이지. 완전무결하게 선한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모든 인간은 이기적이야. 애초에 그렇게 설계된 거야,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넌 신이 아니라 인간이야. 그리고 본인의 선하지 않음에 괴로워한다는 것 자체가 네가 착하다는 방증이고.”
“내가 착하다고?”
“그래, 착하다고. 내가 봐온 사람들 중에서 그 누구보다. 하지만 꼭 착해야 할 의무는 없어. 네가 착하지 않다고 욕할 사람도 없고. 전부 네가 선택하는 거야, 진. 네 마음 가는 대로 해.”
진은 그제야 울음을 그치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미르가 물었다.
“… 이제 좀 진정이 됐어?”
“응… 고마워. 덕분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어.”
“다행이네. 케이크 시켜줄 테니까 같이 먹자.”
케이크는 달았고,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진은 속으로 자신이 미르와 친구여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