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낳은 불안과 광증
어쩌면 누군가에게 기대를 심어주는 것은 가장 큰 형벌일지도 모른다. 사는 내내 불안과 혐오로 둘러싸인 지옥이 될 테니.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이, 기대가, 희망이 결국 어떻게 널 망가뜨렸는지 봐. 내겐 기대가 아닌 확신이 필요해. 이 불안을 잠시라도 잠재워줄 확신을. 그러니 난 또 수없이 증명하려 하고 시험하려 들 거야,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날 미친년이라 불러도 상관없어. 그러니 내게 기대하게 하지 마. 희망을 품게 하지 마. 들뜨게 하지 마. 차라리 가라앉혀 줘, 아늑한 나락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