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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한국어 사이, 다리를 놓다

프랑스와 한국어, 경계에 나의 다리를 놓았다

by La Mer 라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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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와 한국어 사이, 나의 다리 하나가 놓였다 >


며칠 전, 내 글이 한글학회한글새소식〉638호(2025년 10월호)에 실렸다. 부끄럽지만 뭔가 하나를 해낸 듯해 가슴 한켠이 따뜻해졌다.


내 글의 제목은 <프랑스와 한국어, 경계에 다리를 놓다>

지난 18년 간 한국어를 가르치며 걸어온 길, 특히 프랑스와 몽골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겪었던 경험들,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세계를 바꾸는 ‘다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담았다.


언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은 누군가의 마음에 다가가는 일과 참 닮아 있다. 서로의 말을 배우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는 일.

그렇게 다리가 놓이고 그 다리를 건너며 우리는 조금씩 변한다.


글을 쓰며 그동안 한국어 교육을 하며 겪었던 일들이 스쳤다. 몽골의 교실, 프랑스의 하늘, 수많은 얼굴들.


익숙한 언어와 낯선 언어 사이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배우며 다리를 놓아왔다. 그 시간들이 모여 결국 한 편의 글이 되었다. 그리고 그 글이, 나의 이름과 함께 ‘한글학회’라는 이름 아래 인쇄되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벅차올랐다.


나는 늘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바랐다. 읽는 이의 마음 한쪽을 따뜻하게 비춰주는 작은 빛이 되기를. 그 마음이 이번엔 나에게로 돌아와 “괜찮아, 잘하고 있어.” 하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언어와 글, 그리고 사람. 그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이 결국 나를 이 자리까지 데려온 것 같았다.


언젠가 한 학생이 내게 말했다. “선생님, 한국어는 참 부드러워요. 마음이 들려요.” 그 말을 잊지 못했다. 아마 그 순간부터였을 것이다. 내가 진짜로 ‘언어의 힘’을 믿게 된 건. 오늘, 나는 다시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언어로 사람을 잇는 일, 그 일을 나는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고. 언어는 마음을 건너는 다리이고, 글은 그 다리 위에 남겨진 발자국이다. 내 발자국이 2025년 10월의 어느 날, 책 한 페이지 위에 새겨졌다.


#한글학회 #한글새소식 #프랑스 #한국어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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