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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깽이 Aug 07. 2024

비 온다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비가 세차게 쏟아지던 날이었다.


근처에 편의점도 없고, 

우버를 부르기엔 돈이 아까워서 

걷기로 했다.


15분 걷는 동안 

거센 비에 물방울이 안경을 덮고, 

옷은 다 젖어서 무거웠다. 


 차가웠고, 

바람이 불면 서늘했다. 

'감기가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




유난히 고단한 날,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넌 전화를 받지 않았고,

사진첩을 들여다보는 건 궁상맞아서

우리를 상상했다. 


베개도 머리카락도 젖었고

울다 지쳐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몸이 정말 무겁더라.


비가 와서 온몸이 젖었던 그날처럼, 

근데 이번엔 

서늘한 게 아니라 시리더라.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어느 정도 예측도 할 수 있다.

우산을 살 수도

우버를 불러서 비를 피할 수도 있다.


마음에서 내리는 비는

대비할 수도 없고, 

피할 곳도 없다.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릴 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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