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들었던 인연을 두고, 공항으로 가야 했던 날.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 우리 또 만날 거잖아. 씩씩하게 잘 다녀와' 하며 달래주던 그와 달리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우리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구나.
경험이 축적되면 데이터가 된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직감이 생긴다.
누군가에겐 설렘 가득한 공항이, 내겐 다른 형상으로 떠오른다.
눈물 콧물 다 짜내다가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나.
화장실에서 거울에 비친 퉁퉁 부은 벌건 얼굴을 보면, 추한 모습에 헛웃음이 난다.
마음을 가다듬고 손을 씻으며 비행기를 탈 준비를 한다.
경유지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준 편지를 읽으며,
팔려가는 소 마냥 소리 없이 눈물이 맺히고, '후드득' 쏟는다.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진 우리지만,
영상통화로 이별하는 결말까지.
벌써 2번째다.
사랑이라는 게 무엇인지 가르쳐준 사람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을
공항에서 잃었다.
24시간 바삐 돌아가는 공항은
내겐 더할 나위 없이 가슴 아픈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