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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깽이 Sep 12. 2024

공항

정이 들었던 인연을 두고, 공항으로 가야 했던 날.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 우리 또 만날 거잖아. 씩씩하게 잘 다녀와' 하며 달래주던 그와 달리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우리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구나. 


경험이 축적되면 데이터가 된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직감이 생긴다. 


누군가에겐 설렘 가득한 공항이, 내겐 다른 형상으로 떠오른다. 


눈물 콧물 다 짜내다가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나. 

화장실에서 거울에 비친 퉁퉁 부은 벌건 얼굴을 보면, 추한 모습에 헛웃음이 난다. 

마음을 가다듬고 손을 씻으며 비행기를 탈 준비를 한다. 


경유지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준 편지를 읽으며, 

팔려가는 소 마냥 소리 없이 눈물이 맺히고, '후드득' 쏟는다.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진 우리지만, 

영상통화로 이별하는 결말까지. 


벌써 2번째다. 


사랑이라는 게 무엇인지 가르쳐준 사람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을 

공항에서 잃었다. 


24시간 바삐 돌아가는 공항은 

내겐 더할 나위 없이 가슴 아픈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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