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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듦의 온도

온도 조절 가능

by 오 코치
힘듦의 온도
온도 조절 가능




“어쩌다 코치가 되셨어요?”라는 질문 안에는 부러움, 질투, 호기심이 동동 떠다니는 비눗방울 같은 느낌으로 담겨 있다.


‘부러움’은 ‘이런저런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이나 답을 알고 있으니 지혜로워서 좋겠다’라는 마음이다. 하… 세상에 존재했던, 지금 존재하는 지혜로운 분들이 들으면 아주 가볍게 볼 수 있는 낯부끄러운 소리다.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아주 조금은 빠르게 인지하는 연습을 해 온 터라 겸연쩍지만 수긍한다. 그렇다고 그들의 마음이 담긴 말을 끝내 외면할 것도 아니다. 감사한 마음을 조용히 간직한다.


‘질투’는 “누가 땅을 샀다”는 소식에 배 아픈 느낌이랄까. 창작 분야에서 전문적인 일을 수십 년 해왔고, 지금은 좋아하는 것만 하며 사니까 좋겠다는 시샘 섞인 말들도 있다. “좋으시겠어요.”
지금은 자유롭게, 팔자 좋아 보이는 건가 싶다.


그렇게 느끼는 각자의 마음을 내가 어찌할 수는 없지만, 억울하다. 그냥 얻어걸려서 된 일도 아니고, 계획해서 선택한 길도 아니었다. 수많은 어리석고,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망한 경험’을 수도 없이 거쳤다. 그 절망감과 절박함 속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떻게든, 생명수 같은 답을 찾아야 했다.


‘호기심’은 수십 년 해 오던 일과 지금 하는 일이 너무 달라서 생긴다. 코칭이라는 업이 연결고리가 선뜻 보이지 않으니 그렇다.


***

그래서,
“코치는 왜 된 거냐?”
“어쩌다 된 거냐?”


***


“하이고, 얼마나 힘이 들어요.”
이 말을 순식간에 고객에게 말할 때가 있다.


고객이 디테일을 말하기도 전에 말한다.

그 말을 나에게 들으면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안다.
(점장이 아니고요.)


코치들은 선입관을 갖고 예단하지 않도록 훈련되어 있다.
그런데 내가 먼저 그렇게 지르는 말을 한다고?


고객이 힘들다는 말을 스스로 인지하고 인정해 입 밖으로 꺼낼 때까지 충분히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미처 모르고 있는 것을 눈치챌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찰나’가 중요한 순간도 있다.
말하지 않아도 그가 뿜어내는 공기의 온도가 느껴진다.
출렁거리는 물결에 기꺼이 파도를 탄다.

그리고 물방울이 튄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듯 외면해 준다.
촉촉해진 그의 눈을 멀리 떨어져서 본다.
혹시 그가 겸연쩍을까 봐…


***


삽질을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 지구 반대편에서 발견되는 건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달려도 달려도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었다.


보물을 찾아 보물섬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 몫의 보물은 없던 순간도 있었다.

그런 순간이 많았다.


많아서 안다.


‘힘듦’의 온도를.


그 많은 순간들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땔감의 원자재다.
땔감이 많아서 편안한 온도를 만들 수 있다.

드르와, 드르와.


여러분, 땔감 많이 모으세요.
자산입니다.


땔감 많은 오 코치가 오늘도 기꺼이 함께합니다.


눈물.jpg ©Williams Oscar A.Z. All rights reserved.






사람과 문제 사이, “낀 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 속에서

“생각 리터치”로 조금 다른 각도로 사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울고 웃으며 달려왔습니다.


지금은 프로 코치로서, 생각의 결을 다듬고 있습니다.

글과 그림으로 더 많은 “낀 자”에게 닿기를 소원합니다.


생각이 잠시 머무는 곳,

오코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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