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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에 1000만 원 쓰고 배운 '자아 대화법'

마치 거울을 보듯이 하는 대화

by 글로업

상담 막바지에 깨달은 된 우리 부부의 현실.


부부상담을 받은 것과는 별개로


서로에 대한 감정이 풀리지 않았다는 사실.

(절망 그 잡채)



말 그대로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상담 시간.


원장님은 빙그레 웃으며 우리 부부를 바라보셨다.


품에는 똑같이 생긴 판다 인형이 안겨있었다.



귀엽기 짝이 없는 판다 두 마리.


그런데 판다 한 마리의 팔에 밴드가 붙여져 있었다.



원장님은 남편에게 이 밴드를 힘껏 떼보라고 하셨다.


남편은 있는 힘껏 밴드를 당겼지만


쉽지 않은지 고개를 갸우뚱했다.



내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원장님은 나에게도 기회를 주셨고,


나도 밴드를 떼지 못하고


판다인형을 원장님 품에 돌려드렸다.





"이 두 마리 판다는 부부가 아니에요."

(에?? 그럼 불륜인가...?!)



"인형 두 개를 들고 왔지만

실제로는 '자아'라고 보시면 됩니다."

(머쓱타드)



"밴드가 붙어있는 판다는 글로업님이에요."


"그동안 시댁 이슈로 깊은 상처가 생겨서 밴드를 붙였고,


다른 사람들은 그 밴드를 떼버리라고 하지만


쉽게 떼어낼 수도 없는 상태인 거죠."


"외부에서 누가 도움을 줘도 이 밴드는 잘 떨어지지 않아요."


"하지만 방법이 있습니다."

(방법이요??)

(솔깃)



"바로 '대화'에요."

(푸시식....)

(김 빠지는 소리)



너무 뻔한 이야기에 어깨가 바닥을 향해 축 늘어졌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이 대화는 일반적인 대화와는 다릅니다."


"제가 아까 '자아'라고 했지요?"


"자아는 내 생각과 마음을 부정하지 않아요."


"보통의 대화는 다른 사람의 시선과 의견이 들어가지만,


자아는 내 생각을 인정해 주고 지지해 주죠."


"이번 시간에는 두 분이 마주 보고 앉아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볼 거예요."


"아플 수도 있고, 눈물이 날 수도 있어요."


"그저 덤덤하게 글로업님이 먼저 말을 하면,


남편분은 글로업님의 자아가 되어 그 말을 거울처럼


따라 말하시면 됩니다."






막상 말을 시작하려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눈물을 참고 입을 열었다.



나:

"나는 결혼하면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그게 내 의지가 아닌 시댁으로 무너져버리니까


너무 허무하기도 하고 원망스럽고 힘이 들더라고."


남편:

"결혼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잘 안 돼서


허무하고, 원망스럽고 힘이 들었어..."



마치 내 말이 메아리치듯 남편은 내가 내뱉는 말 하나하나를


곧이곧대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



나: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싶어서 상담을 받기 시작했지만..


중간에 나를 속이고 시댁을 만나는 일이 반복되니


속이 뒤집어지더라고..."



남편:

"상담을 받는 도중에 시댁을 몰래 만나는 남편 때문에


속이 뒤집혔어..."


(이쯤 되니 앵무새 키우는 느낌)




이렇게 대화가 반복이 되자,


어느 순간 내 마음속의 감정들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내 자아가 아닌 배우자의 입장에서 얘기를 해줄 때는


공감을 해주면서도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자기 의견을 덧붙이곤 했다.




내 자아가 되어 내가 하는 말만 되풀이해줘도


내 마음속 안정감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신기)





반대로 바꿔서 연습을 하기도 했다.


내가 남편의 자아가 되어보는 일.


처음엔 어색했다.


몇 번 반복되자 조금씩 우리의 대화가 부드러워졌다.




어느 정도 대화의 흐름을 지켜보던 원장님.


"결국 부부는 '대화'로


서로의 감정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포인트예요."




"부부대화의 정석으로 불리는 것이 유대인 대화법입니다."


"유대인들은 어떤 대화를 어떻게 할까요?"


"그 비결이 어디에 숨어있을까요?"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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