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사례로 확인하는 돌 전 보육의 안심
“우리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일은 그들이 자기 자신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칼 융-
나는 이 말을 늘 가슴에 새기며 아이들을 바라본다.
1년 전 <돌도 안 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님들>이라는 글을 썼다. 그 글은 작년 7월 브런치 작가 제출 요건을 갖추기 위해 쓴 세 편의 글 중 하나였다.
감사하게 한 번에 합격하는 영광을 누렸고 그 순간의 기쁨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글은 지금 다시 읽어 보면 서툰 부분도 있지만 그 안에는 어린이집을 갓 시작한 초보 원장이 아이를 향해 품었던 진심이 담겨 있다. 아마 그 솔직함이 부모들의 마음에 닿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글은 같은 제목으로, 그러나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 더해진 확신의 기록으로 새롭게 쓰려한다.
“원장님! 돌도 안 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도 괜찮을까요?”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된다. “아이가 애착을 잘 형성할 수 있을까?” “너무 어릴 때 보내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과 걱정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현장에서 아기들과 함께 한 많은 순간들이 내게 확신을 주었고 이제는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2025년의 부모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복잡한 상황 속에서 아기를 키우고 있다.
맞벌이 현실: 전체 기혼 가구의 약 절반이 맞벌이이며, 특히 30~40대 가구에서는 그 비중이 60% 내외이다. 그래서 믿고 맡길 곳을 찾는 일은 부모에게 가장 큰 과제가 된다.
조부모 돌봄의 한계: 조부모 세대도 여전히 일을 하거나 건강 문제로 장시간 돌봄이 쉽지 않다. 부모의 마음은 더 무거워진다.
국가 지원 제도 강화: 영아 보육 지원을 확대하며 돌봄 공백을 줄여 나가고 있다. 제도는 울타리가 되어 주지만 하루의 돌봄은 여전히 부모의 선택과 결심에 달려 있다.
아이 키우기가 힘들다는 두려움 때문에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 도움을 받을 환경이 마땅치 않고 한쪽이 모든 부담을 떠안는 ‘독박 육아’ 현실은 부모의 행복을 빼앗아가곤 한다.
한 자녀 가정도 많아졌다. 가정에서만 머물면 또래 상호작용이 제한되어 사회성을 기르고 규칙을 배우며 갈등을 해결하는 경험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때 어린이집은 부모의 부담을 나누는 든든한 공동체이자 아이가 또래와 함께 성장하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아기들은 친구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며 양보· 배려· 소통을 배우고, 전문교사들의 영아 발달 단계에 맞춘 보육·교육을 통해 가정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채워간다. 집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오감 놀이와 또래 상호작용이 일과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작은 변화들이 빠르게 자리 잡는다.
영아 보육은 어린이집의 유형에 따라 차이가 크다. 그중에서도 돌전 아기를 포함한 0~2세 영아만을 전문적으로 돌보는 영아전문 어린이집은 부모에게 가장 큰 안심이 된다. 가정처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담임교사가 중심이 되어 모든 교사가 함께 아기를 살피는 밀착 케어가 이루어진다. 영아는 손길이 자주 필요하기 때문에 누구든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전과 정서를 동시에 지켜 준다. 영아 맞춤 급·간식 관리부터 자연친화적 바깥놀이, 지역 연계 현장체험까지. 세심한 돌봄이 생활 전반에 스며 있다. 참고로 우리 어린이집은 공공형 어린이집·열린 어린이집·우수 어린이집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제도적·사회적 신뢰가 더해지면 부모는 결국 시설이 아닌 사람과 철학에서 진짜 차이를 발견한다.
해마다 돌전 아이들이 입소해 제2의 엄마 품에서 행복하게 자라 졸업해 왔다. 올해도 사랑스러운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새 식구로 함께하게 되었다. 첫째와 둘째 언니에 이어 셋째로 태어난 아기인데 부모님은 출생 일주일 만에 입소 대기를 신청할 만큼 깊은 신뢰를 보여주었다. 여러 선택지가 있었음에도 부모님은 지난 경험에서 얻은 믿음과 만족으로 다시 우리 어린이집을 선택해 주셨다. 그 선택에 담긴 신뢰와 사랑이 늘 큰 감사로 다가온다.
어머니는 "출산 후 가장 큰 고민이 풀렸다"라고 말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아이를 잘 적응시킨 후 어머니는 복직해 활기차게 일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확신 속에서 삶의 균형을 되찾는 순간 나는 원장으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아기는 최고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부모님은 “보내길 정말 잘했다”라고 기쁘게 말씀하신다. 이는 돌도 안 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결코 두려운 일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결국 부모의 믿음과 교사의 세심한 돌봄이 어우러질 때 아이는 가장 행복하게 자라고 부모는 가장 깊이 안심할 수 있다.
학대 우려: 특히 영아는 말을 하지 못하기에 더 불안할 수 있다. 미디어에서 보도되는 일부 사건이 걱정을 키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육 현장은 사랑과 책임으로 운영되며, 교사들은 내 아이처럼 아기를 돌본다. 나 역시 원장으로서 지난 시간 동안 교사들이 보여준 헌신과 진심을 수도 없이 지켜보아왔다.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한 번 더 품에 안고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으려 눈빛을 맞추는 모습에서 나는 진짜 보육의 힘을 느낀다.
극히 일부의 사건을 일반화하여 전체를 불신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관찰 기록과 일과 공유, 신속한 소통으로 투명성을 높이며 신뢰를 쌓아 간다. 무엇보다 영아 보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신호를 민첩하게 알아차리는 교사의 세심함이다. 아기의 몸짓과 눈빛을 통해 욕구를 읽고 울음을 안정으로 바꾸어 주는 순간들이 쌓여 신뢰가 된다. 그렇게 교사의 세심한 눈과 따뜻한 품 속에서 아이는 행복하게 자라고 부모는 오늘도 안심 속에 하루를 보낸다. 이처럼 교사와의 신뢰가 자리 잡으면 다음으로 부모가 걱정하는 것은 애착 문제다.
애착: 그 걱정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교사와 안정된 관계를 형성한 아기들은 애착의 범위가 넓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인다. 아이가 교사와 부모 모두에게 신뢰를 느끼며 자라는 것이다. 안정된 애착이 자리 잡으면 또 다른 걱정은 아이의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
건강: “아직 어려서 병치레가 잦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이해한다. 초기에는 면역이 미성숙해 잔병치레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철저한 위생과 일정한 생활 리듬 속에서 아이들은 금세 회복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은 단단해진다. 결국 이 과정을 거치며 아이는 더 건강해지고 부모는 걱정보다 안도감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 건강 문제에 이어 많은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어린이집의 위생과 안전 관리다.
팬더믹에서 배운 것(위생·안전): 실제로 우리 어린이집은 2019년 말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의 혼란 속에서도 정부 지침에 따른 거리 두기, 교실·교구의 철저한 소독, 그리고 무엇보다 손 씻기 생활화를 꾸준히 실천하여 원아·교직원·학부모 모두 감염 사례가 없었다. 놀라운 것은 그 시기에 코로나뿐 아니라 매년 찾아오던 수족구도 단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배운 것은 단순했다. 생활의 기본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 아이들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것. 이 경험은 지금도 우리 원이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자부심이자 부모에게 드리는 가장 큰 약속이다.
부모 삶의 회복: 어린이집은 아이의 성장을 돕는 동시에 부모의 삶에도 숨통을 트이게 한다. 일정 시간 자신의 일이나 휴식을 가질 수 있어 육아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가정의 균형이 회복된다. 특히 맞벌이 가정, 다문화 가정, 조손 가정, 한 부모 가정처럼 돌봄 자원이 제한된 경우 어린이집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꼭 필요한 생활 기반이 된다.
요즘 젊은 부모들은 출산 후 우울감으로 힘들어하기도 하는데 이때 어린이집은 부모에게 회복의 시간을 주고 아이는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한다. 결국 어린이집은 아이의 성장을 돕는 공간일 뿐 아니라 부모가 다시 웃음을 되찾고 가족이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주는 든든한 품이 된다.
이러한 경험은 객관적인 조사 결과로도 확인된다. 2024 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돌전 아동(0세 반) 보육 이용률은 25.5%로 아직 낮은 편이다. 그러나 어린이집에 대한 부모 만족도는 91.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비록 조사에서는 전체 만족도만 공개되었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특히 돌전에 맡긴 부모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이 시기 아이들은 교사와 안정된 애착을 빠르게 형성하며 어린이집 환경에 한층 편안하게 적응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들이 걱정과 불안 속에서 망설이고 있다. 반대로 먼저 용기를 내어 맡긴 부모들은 그 믿음이 곧 가장 큰 기쁨과 안심으로 돌아왔다고 고백한다. 아이의 성장에는 기다림보다 '적기'가 더 중요하다. 부모가 망설임을 내려놓는 순간 아이는 제때 필요한 돌봄과 교육을 받으며 전인 발달을 이루고 건강하고 풍요로운 성장을 향해 힘차게 첫걸음을 내딛는다. 부모의 믿음은 아이의 평생을 지탱하는 든든한 토대가 된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나는 확신하게 되었다. 자아가 강해진 뒤에는 올바른 지도가 쉽지 않다. 발달 단계에 맞는 적기 교육의 필요성을 안다면 돌전 어린이집 입소를 망설이기보다 용기를 내어 선택하시길 바란다. 그 작은 용기가 아이의 평생을 지켜주는 큰 힘이 된다.
돌도 안 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일 이제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부모는 안심할 수 있으며 어린이집은 그 곁에서 성장을 함께 지켜 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속담-
아이를 키우는 일은 부모만의 몫이 아니다. 교사와 부모가 손을 맞잡고 지역사회가 함께할 때 아이는 더 넓은 품 안에서 건강하게 자란다.
나는 앞으로도 부모님께 “맡기길 잘 했다”라는 믿음과 확신을 드릴 수 있도록 오늘도 변함없는 진심과 책임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보낸 하루가 부모에게는 가장 큰 위로가 되고 나아가 부모의 삶을 환히 밝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저는 사임당어린이집 원장이자 행복 교육학 자격 박사, 행복 인문학 경력 박사이며 현재 행복 교수 과정을 공부 중입니다. 앞으로 행복 인문학의 깊은 통찰을 영유아 교육에 접목하여 아이의 웃음과 부모의 안심이 만나는 그 순간을 함께하는 따뜻한 동반자가 되고자 합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가 더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제 글이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루하루 아이들의 즐거운 활동 모습은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유튜브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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