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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길 위의 쉼표

굿은 날이 지날 때

by 아침햇살영


길 위의 쉼표


황보영


걸음을 멈추게 하는 날

마음의 속도가 느려지는 날

낮은 하늘이 닫힌 창을 스칠 때

숨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짧게 내려앉은 빛

숨결마저 잠잠해지는 찰나


축복은 완성된 뒤편이 아닌

잦아든 숨이 스스로 터트린 샘물


여정의 한가운데

그 고요 묵향처럼 번지고


조용한 틈

그 순간

긴 그림자 걷어낸 내 안의 그림자


스스로 빛이 된 너를 마침내 응시할 뿐



길 위에서 잠시 멈추어 서니 바람은 훈풍이 되고 햇살은 축복이 되었습니다.

짧은 순간의 고마움이 긴 하루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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