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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갈빛으로 식어가는 마음에 대하여

by 아침햇살영



늦가을, 붉게 떨어지는 단풍을 바라보다

오래 뜨겁게 살아온 내 삶의 흔적을 문득 발견했다.

그 마음을 담아 시 한 편 가만히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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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빛으로 식어가는 마음에 대하여


황보영


붉은 상처 안고

활화산처럼 타오르던 단풍잎 하나

바람에 밀려 홀로 뒹구네


붙잡지 못한 마지막 빛깔 아래

다 타서 밝아진 사랑의 뼈

심장 깊은 혈관을 타고 도는 피

갈빛으로 식어가네


내 안의 뼈는 바람의 채찍에도 울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어둠의 밀도


수많은 갈색 파편 제 그림자 속으로 돌아가듯

이 마음 깊고 느리게 가라앉네


뜨겁게 재가 된 시간

심장 아래 갈색의 숨으로 잦아들고


쓰러짐조차

또 다른 타오름이었던 것처럼

늦가을 끝에서

내 마음도 잠시 멈춰 선 채

흔들림 없이 빛을 마시는

계절의 단단한 눈망울




-에필로그-

갈빛으로 스며드는 계절 앞에

내 마음 잠시 흔들릴지라도

불씨 하나는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느낀다.

붉게 타오르던 시간들

늦가을 저물어가는 빛 속에서

다시 조용히 나를 밝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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