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붉게 떨어지는 단풍을 바라보다
오래 뜨겁게 살아온 내 삶의 흔적을 문득 발견했다.
그 마음을 담아 시 한 편 가만히 올린다.
황보영
붉은 상처 안고
활화산처럼 타오르던 단풍잎 하나
바람에 밀려 홀로 뒹구네
붙잡지 못한 마지막 빛깔 아래
다 타서 밝아진 사랑의 뼈
심장 깊은 혈관을 타고 도는 피
갈빛으로 식어가네
내 안의 뼈는 바람의 채찍에도 울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어둠의 밀도
수많은 갈색 파편 제 그림자 속으로 돌아가듯
이 마음 깊고 느리게 가라앉네
뜨겁게 재가 된 시간
심장 아래 갈색의 숨으로 잦아들고
쓰러짐조차
또 다른 타오름이었던 것처럼
늦가을 끝에서
내 마음도 잠시 멈춰 선 채
흔들림 없이 빛을 마시는
계절의 단단한 눈망울
-에필로그-
갈빛으로 스며드는 계절 앞에
내 마음 잠시 흔들릴지라도
불씨 하나는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느낀다.
붉게 타오르던 시간들
늦가을 저물어가는 빛 속에서
다시 조용히 나를 밝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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