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심리상담자 - (1)
제 조언은 한줄입니다. 원하는 미용사를 찾듯 상담사를 찾으세요.
미용사가 다 똑같이 머리를 짜르고, 파마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정신과의사나 심리학자도 다 똑같은 역량을 지니고 있지 않다. 심리학 박사생시절 나에게 큰 영향을 준 Bruce Wampold 교수님의 The great psychotherapy debate에 인용된 연구에 따르면, 어떤 상담사는 다른 상담사들보다 환자의 삶의 더 많이 개선시키고, 어떤 상담자는 오히려 환자의 정신건강을 헤칩니다. 후속 연구에서 발견됨 재밌는 점은 거의 대부분의 상담자들은 자신을 유능한 상담가라고 생각하고, 심지어 환자의 정신건강을 헤치는 상담자 조차 자신이 좋은 상담사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좋은 상담사를 찾는 분들에게 되도록 경험을 해가시며 신중하게 원하는 상담사를 찾으라고 권하고싶다.
자연스럽게 자신이 "원하는" 상담사에 대해 궁금증이 올라온 분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을 것이다. 궁금증이 올라왔다면 이 글을 쓰는 나로써는 참 기쁘고, 궁금증이 올라오지 않은 분들은 이제 궁금해하시길 바란다. 내가 원하는 머리 스타일을 구현할 줄 아는 미용사를 고르기 위해서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듯는 미용사를 찾는 것이 베스트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머리스타일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어야한다. 나는 상담을 통해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상담자의 어떤 자세를 보고 싶은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당신의 '감'을 믿어라. 심리학자들은 자신들이 과학과 예술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상담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된 심리치료 기법을 이용함과 동시에 깊은 수준의 상상력을 발휘해야한다. 그렇기에 상담자는 과학적인 방법과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역을 이용해가며 결과를 본다. 그렇기에 나는 과학적인 영역이라고 볼 수 없는 당신의 감을 믿을 것은 지지한다. 상담자가 얼마나 좋은 학교를 나왔고, 유명한지를 떠나 상담자와 함께있는 것이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 다면 그 사람은 적어도 당신에게 좋은 상담자가 아니다. 한 미용사가 모든 고객의 취향을 맞춰 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상담자와 당신이 맞지 않는 다고 해도 정말로 괜찮다. 정상이다. 인간관계 자체가 어려운 환자라면 상담자가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는 게 어쩌면 당연하지만, 어느정도의 명성이나 학력외에 신뢰감을 느끼기 어렵다면 애쓰지 않으셔도 된다. 그리고 정말 안타깝게도, 세상엔 좋지 않은 상담자를 넘어 나쁜짓을 하는 상담사(또는 심리학자, 정신의학자)들도 있다. 그러니 당신의 자신의 감을 믿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