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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제이 Oct 06. 2024

03. 내가 배를 만들 수 있을까?

거대한 배를 디자인하는 설계 엔지니어를 꿈꾸다.

대학교 전공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지?


 고등학교 때 원하던 의대를 갈 성적을 얻지 못한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중 당시 고연봉에 근속연수가 길다고 알려져 있던 대형 조선소 설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거대한 배를 디자인하고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평생 직업으로 삼기 좋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렇게 조선해양공학이라는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다.


 원래 공부하는 것보다 노는 걸 좋아했던 성격 탓에 1학년 때는 친구들과 정말 열심히 노느라 좋은 학점을 얻지 못했다. 군대를 마치고 복학한 2학년 때부터는 1학년 때 좋지 못했던 학점을 만회하기 위해서 다시 열정적으로 공부에 임했다.

특히, 배를 설계하는 과목은 빼먹지 않고 수강신청해서 들었고 좋은 학점도 받게 되었다. 차츰 배를 디자인하고 설계하는데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지금 까지 배운 내용을 적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선박콘테스트라는 전국 대학생 선박 설계 공모전에도 참여하여 준우승도 수상하였다.

그렇게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해나가던 중 대학교 3학년 때 한 대기업에서 산학장학생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학비의 전액을 지원해 줄 뿐 아니라 매달 생활비까지 지원해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해당 대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고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니다가 졸업 후 입사하게 된다면 앞으로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몇 개월 간 서류와 면접 준비를 하였고 장학생으로 뽑히게 되었다. 당시 조선 경기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대학 졸업 후 입사하게 되면 해외 크루즈 여행을 보내준다는 조건도 포함되어 있었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고 또래에 비해 빠른 나이에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나름 이름 있는 대기업 1곳을 대학교 3학년에 산학장학생 신분으로 합격해 놓은 것에 대해 안도와 환희에 차 있었다.


 장학생 선발로 취업이 확정되어 있었지만 남은 대학생활을 그냥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평소 한국식 영어교육에 익숙했던 나는 영어를 읽고 문제를 푸는 데는 익숙했지만, 능숙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여름방학기간을 이용해 어학수를 다녀왔다. 어학연수중 외국인 친구들과 영어 강사분들의 수업을 빠지지 않고 들었고 영어 공인점수도 원하는 점수까지 만들 수 있었다. 어학수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영어 점수도 원하는 점수를 얻었고, 공모전에 나가 수상 한 이력도 있었던 터라 산학장학생으로 선발된 회사보다 조금 더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당시 대학교 졸업 시점까지도 대형 조선사는 높은 연봉과 안전성 측면에서 대학생들의 취업 1순위에 뽑히고 있었다. 그렇게 산학장학생 신분이었지만 좀 더 큰 조선소인 소위 조선 3사라고 하는 회사 중 삼성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공채로 지원하였다. 삼성을 지원하지 않은 이유는 주위에서 듣기로 근속수가 짧고 경쟁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말을 들어서였다.


 현대중공업은 대학 기간 중 집중적으로 공부했던 설계 직무로, 대우조선해양은 현장 생산관리 직무로 지원하게 되었다. 기나긴 서류 전형과 면접전형을 거쳐 현대중공업은 최종 탈락하게 되었고 대우조선해양은 최종 합격을 하게 되었다. 최종합격한 포지션이 기존에 원하던 설계 직무가 아니었지만 대형 조선소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공채 결과는 성공했다고 느꼈다. 이미 산학장학생으로 합격해 놓은 대기업 1곳이 있었지만 좀 더 규모가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우조선해양 생산관리 직무로 입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그렇게 대학생활 동안 수많은 경험을 뒤로하고 드디어 신입사원이라는 미래를 향하는 문 앞으로 한발 다가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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