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막막해서
사막
가도 가도 모래언덕에 발이 푹푹 빠지면
신발을 벗어 모래를 털고
차라리 맨발로 걸어가는 사막
사람을 숨겼다가
사람을 내보이는 사막
모래바람 속에서
그리운 한 사람을 찾아가는 기나긴 길
사람이 마지막 희망이라
사막
저는 빈틈이 많은 사람입니다
당신은 빈틈이 좀 있는 사람인가요?
저는 길을 걷다 잘 넘어지고요
눈이 나빠 잘 찡그리구요
손에서는 그릇도 잘 미끄러져요
실수는 실수를 불쌍히 여겨
저는 실수투성이 제가 싫지 않아요
솔솔 바람도 들어오고
한 마리 작은 새가 와서 쉬었다 갈 수 있게
저는 빈틈이 있는 사람이 좋아요
당신은 빈틈이 좀 있는 사람인가요?
우리는 빈틈을 좀 보이면서 살았으면 해요
꼬옥 안고서
서로의 빈틈을 메워주면 되니까.
콘스탄틴 브랑쿠시, 입맞춤(1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