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다한 어느 별에서
가루, 가루, 별가루가 떨어져 내려
은행나무 어깨마다 내려앉은 것인지
목숨 다해가는 한 사람이
남아있는 피울음 꺼내고 꺼내
단풍나무 어깨마다 걸어놓은 것인지
가을 길에는 온통 목숨들이 널브러진 채
밟아달라 밟아달라 아우성을 치네
이토록 아름다운 늦가을에 길을 나선 자,
어찌 아니 밟을 수 있단 말인가
한수남의 수수한 시, 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