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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by 한수남

낙엽 / 한수남


목숨을 다한 어느 별에서

가루, 가루, 별가루가 떨어져 내려

은행나무 어깨마다 내려앉은 것인지


목숨 다해가는 한 사람이

남아있는 피울음 꺼내고 꺼내

단풍나무 어깨마다 걸어놓은 것인지


가을 길에는 온통 목숨들이 널브러진 채

밟아달라 밟아달라 아우성을 치네


이토록 아름다운 늦가을에 길을 나선 자,

어찌 아니 밟을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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