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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 Oct 03. 2024

난파선

난파선     


백설위에 난파된 붉은 배 한 척이 희미한 빛줄기를 깜빡인다.

솜뭉치보다도 고운 눈송이 위에 어지러이 흩어진 붉은 잔해는

이 배가 겪은 참상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려주었다.    

 

사그락 발자국 남기며 다가선 난파선에 새겨진 이름은

‘너에게’였다     


출항 후 목적지에 가는 길이었을까

목적지에 도착 후 돌아오는 길이었을까     


음푹 파묻혀 백설에 갇힌 이 배에게서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다     


너는 과연 어느 누구의 편지였을까

깜빡이던 빛이 점점 희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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