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과 욕심이 만나면 벌어지는 일

by 루키트

군 생활을 하다 보면 긴장되는 순간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상급자에게 인사를 드리는 자리는 더욱 그렇죠. 저 역시 그날, 여단장님께 직접 인사를 드리는 자리에서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습니다. 부대 간부님들이 차례대로 나아가 관등성명을 외치며 인사를 드리는 모습을 보며, 저도 제 순서를 기다리며 속으로 수없이 연습했습니다. '정비소대장 중위 루키트!' 짧은 문장이었지만 혹시라도 실수하지 않기 위해 몇 번이고 되뇌었죠. 그런데 제 앞에서 인사를 드리던 중대장님께서 “정비중대장 대위 OOO!” 하고 외치자, 순간 더 긴장감이 올라왔습니다. ‘그래, 나도 기합을 빡 넣어서 내 존재를 각인시켜야지!’라는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오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심장이 요동치는 걸 억누르며 입을 열었는데,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정비중대장 중위...!” 제 입에서 ‘소대장’이 아닌 ‘중대장’이라는 말이 튀어나와 버린 겁니다. 그 순간 빵 터지는 웃음소리가 퍼졌고, “아니 소대장님, 벌써 중대장님 자리 탐내시는 겁니까?” “소대장! 그렇게 중대장이 하고 싶었나?” 하는 농담이 이어졌습니다. 얼굴은 금세 붉게 달아올랐지만, 다행히 분위기는 웃음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날의 실수는 제게 큰 교훈을 남겼습니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욕심을 부리기보다 담백하고 차분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을요.


과한 의욕은 오히려 실수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있는 그대로, 준비한 만큼만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은 인상을 남기기도 하죠. 돌이켜보면 군 생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비슷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발표를 할 때, 면접을 볼 때, 혹은 중요한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잘 보여야 한다”는 마음에 불필요한 욕심을 앞세우곤 합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에게 남는 인상은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 성실함과 진정성에서 비롯되는 담백한 태도라는 것을 점점 더 깨닫게 됩니다.


혹시 여러분도 중요한 자리를 앞두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저처럼 욕심으로 긴장하지 마시고, 담백하게 준비한 만큼만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모습이 오히려 진솔하게 다가가고, 더 따뜻한 인상을 남길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