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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69년생 30화

선물

by 김귀자

'태초에 여자가 있었다.'

그책의 등장인물은 모든 것을, "자연"에 연관지어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었다.

자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추위와 더위조차도 몸으로 감수하며 살았던 사람들.

어두워지면 자고, 해뜨면 일어나서 활동을 한다.

때로, 맹수로부터 생사를 달리해야 했던 삶이다.

그러나, 그속에서도, 또 하나의 경이로운 미지의 세계는 "아가"를 출산하는 일이었다.

그들에게 남녀간의 사랑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리라.

달이 열번 가득차면 "아기"가 태어난다.

지금처럼 산부인과도 없다. 그래도 여자는 잘했다.

엄마가 되었다.

책속에 그녀는 사랑과 고뇌조차도 승화했다.

지금 나의 뱃속에도 아이가 있다. 자연스럽게 잉태된 것이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

마음을 비운다. 모든 것을 순리대로 받아들인다.

내몸에 일어나는 모든 변화조차도 감사한다.

어찌 생각하면, 난 지금, 너무 나른하고, 기운없고, 자고싶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이 한 생명을 출산하기 위한 과정이다.

어쩌다, 네가 나한테 왔을까. 예비된 너와의 만남을 기대한다.

너는 태초부터 준비 된, "선물이야."


네가 태어나면서 우리 가족은 네식구가 되었다.

아빠, 엄마, 누나, 은재.

행복하게 살자.

행복은 은재가 느끼는 거야.

엄마가 줄 수 있는 것은 사랑밖에 없다.

작은 들꽃을 보면서도 행복할 수 있고, 종달새의 노래속에도 있다.

맛난 거 먹을 때, 놀 때, 운동할 때도 기뻐해라.

친구들과 다른 삶을 살아도 괜찮아. "너는 너니까.", "소중하니까."

그냥 너의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이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마이썬"

모세처럼 용모가 준수하고, 솔로몬처럼 지혜롭고, 다윗처럼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되지 않더라도, 내게 소중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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