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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의 밤

-여름 휴가를 양보하고 얻은 것들.

by noodle
어김없이 월요일이네요. 짧은 이야기를 전해볼게요.

책방을 열기 전 제일 긴 휴가는 항상 가족과 함께 쓰기위해 아껴두었습니다.

여전히 사랑하는 아이들과 남편이 나에게 1순위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올해의 가장 긴 휴가는 국제도서전을 위해 양보했고, 내년 남아있는 소중한 육아 휴직의 활용도, 국제도서전이 될 것 같습니다. 아쉽고 미안한 내 마음을 읽었을까, 11월 스케줄에 우연히 찍힌 8일 연속의 오프를 받아들고, 어디를 가야하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휴가는 책읽는 한량놀이가 최고지.

8일 연속 오프라니! 언제부터인가 대체공휴일이니 황금연휴니, 다른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이 심심찮게 일주일씩 열흘씩 쉬는 모습을 보며, 항상 부러웠습니다. 결혼을 하고 첫 해에 8박9일인가 멕시코에 다녀왔던 여행을 제외하면 언제 이렇게 긴 휴가를 받아보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일년에 한번은 멀리 여행을 가는 것이 삶의 계획이라면 계획이었는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네요. 어쨋든 내년의 국제도서전을 위해 달리기 전까지, 에너지를 장전하기 위한 그래도 제법 짧지 않은 휴가를 떠나왔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생각납니다.

여기는 푸켓의 밤.

계획은 그저 먹고 쉬는 것.

사소하게 마음 상하고, 때떄로 상처받고, 종종 실망하는 스스로를 보듬고,

또 힘차게 살아갈 용기를 내어봅니다.


부족한 나를 품어주는 가족들에게, 많이 고맙습니다. 내일은 더 나은 어른이 되어야겠습니다.


푸켓의 밤은, 참으로 아름답네요.

먹고 마시는것,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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