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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빛 쿠션 위의 천국

by 홍주빛

오늘, 아주 오랜만에 친구 집에 놀러 갔습니다.
6개월 동안 정성껏 리모델링한 그 공간은

마치 ‘그녀의 마음이 살아 있는 정원’ 같았죠.

그 감동을 고스란히 담아, 시 한 편을 남깁니다.
햇살과 수다, 그리고 사랑이 완성한 오후의 기록.


핑크 빛 쿠션 위의 천국

글/홍주빛


열어놓은 창문 너머,

수채화처럼 번진 잔디 언덕 위로

여름날 깔깔거리던 웃음이

잔디를 노랗게 물들여놓았다.


산책 나온 모녀는

다정한 팔짱을 끼고

붉게 물든 단풍잎 사이를 천천히 지나간다.


테라스엔 마실 나온

남향 햇살이 깊숙이 머물고,

단장된 집안의 온기가

말없이 그녀의 마음을 대신해 입을 연다.


미완의 정원 바깥으론

윙윙, 기계 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고

그녀는 포근한 핑크빛 쿠션에

천천히 등을 기대 본다.


그 순간, 오래 찾아 헤매던 천국이

마침내

그 자리에 자리 잡았다.


여생을 이곳에 두고 싶다.

친구들을 불러

찻잔처럼 둥근 오후를 함께 나누고 싶다.


말들이,

햇살 아래 천천히 식어갈 때까지.


#감성시 #일상에서 찾은 천국 #핑크빛쿠션 #브런치시인 #힐링 시 #찻잔과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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