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빛
기도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수영장 바닥을 잠수할 때도
아주 짧은 찰나일 뿐이다.
25m 스타트라인을 지날 무렵
가슴이 먼저 절규하여
물 위로 격렬히 솟구치게 한다.
흉부 X-ray를 찍는 순간에도
빛의 찰나를 빌어 숨을 내뱉듯,
여름철 뜨거운 열에 익었을 때도
찬물에 얼굴을 감춘다.
그리고 곧 허겁지겁 고개를 일으킨다.
숨을 멈추고도 살아 있는
생명체는 없을 것이다.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라 했다.
영혼이 떠난 몸은 죽은 몸이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사람은 기도가 필요하다.
기도는 나약한 아이의 칭얼거림이 아니다.
기도는 채권자의 거친 청구서도 아니다.
기도는 신에게 돌리는 무책임한 책임전가가 아니며
무엇이든 다 된다는 맹목적 주문은 더더욱 아니다.
눈을 떠서 잠들기 전까지 자연스레 숨 쉬듯,
마침내 영혼의 근원처를 향해
그리워서, 보고픔에, 사랑해서
말을 걸고, 대화하며, 그와 함께하는 시간.
그 모든 순간,
기도는 영혼의 숨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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