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빛
오늘 못 하면
내일 하면 되지요.
읽던 책장을 덮고
그 자리를 떠나면
곧 잊히고 맙니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도
해가 지면
‘내일이 있으니까’ 하고
안심하며 일어섭니다.
잠결에 들려오는 알람 소리,
벌써 숨 가쁜 하루가 시작됩니다.
전기밥솥 취사 버튼을 누르고
밥 냄새 사이를 지나
마주 앉을 틈 하나 없습니다.
믿었던 내일,
오늘이 되어보니
기댈 것이 아니었습니다.
몇 번이나 잊었는지요.
부디, 내일에 속지 않게 하소서.
아무리 비싸더라도
바로 사야 내 것이 되듯,
그 어떤 일이든
지금, 행하게 하소서.
크든 작든
행한 것만이
삶의 온기로 남겨지오니,
내일을 믿지 말고
오늘 해야 할 일,
오늘 할 수 있는 일부터
바로 행하게 하소서.
단단한 마음과
깊은 지혜를 주소서.
허송세월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오늘도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싶을 때,
‘행한 것만 삶의 온기로 남는다’는 이 시가
나를 일으켜 세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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