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빛
흠 없이 살고 싶었다.
창조의 목적이 새겨진 사람으로,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몸과 마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도
거울 앞에 선 나는
흐트러진 머리칼 사이로
정리되지 않은 하루를 본다.
기도는,
그런 나를 바라보다
다시 시작된다.
단지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아니라,
작은 흠조차
이해받을 수 있는
한 권의 책처럼
차분히 완성되기를.
누가 무심히 펼쳐도
손끝에 온기가 머무는 문장,
잠 못 이루는 밤
머리맡에 두고 싶은
조용한 기도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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