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이른 새벽이다.
5시가 채 되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한 번 틀어진 약을 바로잡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최근 수면과 관련된 약이 틀어지면서
선생님과의 상담이 길어지게 되었다.
잘 자던 약이 갑자기 틀어졌다는 건
내 속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인데
그건 아무래도 감정적인 부분인 것 같다.
기분이 좋은 걸 체감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소소한 행복을 경험하고 있는 중에도
행복한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나는 저녁약을 먹으면
잠은 금세 들어 버리기는 하지만
새벽 5시가 되면 눈이 떠진다.
아무리 활동을 많이 한다 해도
늦게 잠을 청해 본다 해도
일어나는 시간은 늘 동일하다.
이 문제로 선생님과 몇 주 째
약을 조절하고 있는 중인데
생각보다 쉽게 조절되지는 않는다.
나는 여기 선생님이 좋다.
그 이유는 약을 더 추가하는 게 아닌
있는 약과 종류 중에서 잘 조절하여
나에게 맞추어 주려 하기 때문이다.
잠을 잘 못 잔다고 하면
처방에 수면제를 더해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여기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최대한 지금 약에서 변동이 없이
함량이나 비슷하지만 다른 효과를 주는
그런 방법을 찾으려 애를 쓰신다.
그리고 맞을 경우 천천히 약을 걷어내
최소한의 약으로 일상생활을 지낼 수 있게
나를 도와주려고 많이 힘을 내신다.
그 덕에 나는 일주일에 두세 번
번거로울지 모른다 하더라도
선생님을 만나는 게 귀찮지가 않다.
물론 지금은 새벽형 인간으로
이 시간에 브런치 스토리를 쓰고 있지만
나는 또 좋은 글과 행복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글을 써내려 갈 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