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occo

by 찬H
Morocco(2018.06)_illust by 찬H


아실라의 바다 끝에 홀로 앉아, 별이 뜨는 소리를 들었다.

잔잔한 소금기와 박하 향이 어우러진 공기.

낯선 도시의 밤은 언제나 조금 낭만적이고, 조금 쓸쓸하다.


낮 동안 쏟아졌던 햇살은 골목 사이사이에 미열로 남아 있고,

하늘이 천천히 검은 장막을 드리우면 바다는 깊은 꿈에 빠진 듯 잔잔해진다.

어둠에 잠긴 마을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출렁거린다.

희미한 등불 아래, 누군가는 사랑을 고백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어제를 묻는다.



나는 오늘도 길을 걸었다.

낯선 이들과 눈을 마주쳤고,

익숙하지 않은 언어 속에서 나를 잠시 잃었다가

이상하리만치 솔직해졌다.


그러다 문득,

아무도 나를 모르는 이 도시에서 나는 비로소 나답게 숨 쉬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익숙한 모든 것을 내려놓고서야 조금은 스스로에게 다정해질 수 있었던 걸까.

빠르게 지나가던 날들 속에 놓쳐버린 것들은 저 별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닿지 않아도, 바라볼 수 있는 거리에서.


내일은 오늘보다 더 느리게 걸어보려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도시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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