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만 문을 여는 그 상점은
세상과 한 발짝 떨어진 외딴 길모퉁이에 있다.
지도에는 없는 길,
시간이 비껴간 골목 끝에서
별빛이 내리는 순간 문이 열린다.
낡은 간판, 바랜 유리창,
어느 동네에서나 볼 법한 평범한 겉모습.
하지만 그 너머에는 온갖 기묘한 것들이 가득하다.
반쯤 녹은 새벽안개 조각,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밤하늘 한 스푼,
어린아이의 꿈에서 떨어진 작은 편지,
그리고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듯 낯선 멜로디.
이곳은 바람에 실려 온 이야기 조각들이 모이는 안식처.
잊힌 기억들이 들러 웃고 가는 곳이다.
누군가는 달빛을 담은 잼을,
누군가는 어릴 적 자장가 한 곡을 사 간다.
누가 이 가게를 지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밤엔 창가에 고양이 한 마리가 꾸벅꾸벅 졸고,
또 어떤 날엔 푸른 연기를 따라
실루엣처럼 흐릿한 주인이 어렴풋이 보이기도 한다.
상점은
길을 잃은 마음에게만 문을 연다.
당신의 삶이 조금 흐릿해진 어느 새벽,
그때에야 비로소
불이 켜진 이곳을 발견하게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