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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에너지와 거리

13 스케일링의 법칙

by 얼렁뚝딱

폭발 사고 소식을 들을 때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어야 안전할까?"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흔히 거리가 멀면 그만큼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폭발의 영향 범위는 폭발 에너지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폭발 에너지는 자주 TNT당량이라는 개념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어떤 물질이 폭발할 때 나오는 에너지를

동일한 에너지를 내는 TNT 폭약의 무게(kg)로 환산한 것입니다.

폭발의 규모를 TNT로 비교하는

일종의 에너지 저울이자 단위인 셈입니다.


실제로 핵폭탄의 위력을

TNT 몇 킬로톤으로 표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그런데 폭발의 피해는

단순히 에너지나 거리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스케일링의 법칙에 따르면,

폭발로 인한 충격파나 열풍 등의 영향은 거리뿐 아니라

폭발 에너지의 세제곱근에 비례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작은 폭발이 50m 거리에서 창문을 깨뜨린다면,

동일한 조건에서 에너지를 8배로 늘린 큰 폭발은

약 100m 거리까지 비슷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폭발 에너지를 크게 늘려도

피해 범위가 그렇게 극적으로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죠.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스케일링의 법칙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폭발 안전 분야에서 중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소방기술사에게 중요한 이유

기술적으로 스케일링의 법칙은

Hopkinson’s Law, 즉 삼승근 법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식으로 표현하면 폭발 규모(에너지)에 따른

환산거리 개념으로 나타나는데,

환산거리 Z는 실제 거리 R을

폭발물의 질량 W의 세제곱근으로 나눈 값입니다


폭발물의 종류와 조건이 동일하다면,

환산거리 Z가 같을 때 폭발물의 양에 관계없이

충격파 등의 폭발 특성이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8kg의 TNT가 100m 거리에서 주는 효과는

1kg의 TNT가 약 50m에서 주는 효과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삼승근 법칙은

폭발 피해예측과 설계적 활용에 필수적인데,

TNT당량 모델로 폭발 에너지를 계산한 뒤

이 환산거리 법칙을 적용해

피해 반경과 과압 수준을 추정하기 때문입니다.


계산된 TNT당량이 10kg이라면,

Hopkinson 법칙으로 특정 거리에서의 예상 과압을 구하고

이를 근거로 건물이나 설비의 방폭 설계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스케일링의 법칙은

TNT당량 모델과 짝을 이루어

폭발 위험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활용됩니다.




서브노트




맺음말

스케일링의 법칙은

소방기술자들에게 필수적인 계산 도구이며,

대형 폭발 사고에 대비한 계획 수립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해줍니다.


위험 시설에서는

이 법칙으로 예상 피해 반경을 산정해

안전 구역을 설정하고 방호벽을 설계하며,

결국 보이지 않는 폭발 영향력을 수치화함으로써

공공 안전에 기여합니다.


TNT당량과 환산거리 개념을 통해

얼마나 넓은 지역이 위험해질지 예측하고,

그에 맞춰 대피 계획을 수립하거나

시설 간 안전거리를 조정하는 등 선제적 대응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폭발 규모와 영향을 예측하는 과학적 법칙은

소방기술사 등 안전 전문가들에게 든든한 무기가 되며,

일반인도 이 원리를 알면 막연한 공포 대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위험 인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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